첫 줄
The First Line
시립 도서관 삼층은 오후가 되면 늘 , 그 조용한 창가 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공책을 놓고도 거기에 단 한 글자도 않았다.
인 나는 그 모습이 궁금해서, 어느 날 조심스레 그 를 물어보았다.
"매일 이렇게 오는 걸 보면 참 성실한 학생이네요."
내 말에 그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성실하기는요."
"저는 그저 겁이 많아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늘 무서운 것뿐이에요."
그러고는 공책을 내려다보면서 나직이 덧붙였다. "아직은 제가 쓸 만한 사람이 아니라서요."
말끝에 옅은 스쳤지만, 그 눈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그날 이후로도 그는 펜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고, 첫 줄을 뻔했지만 이내 손을 멈추었다.
드디어 무언가를 쓰려던 참에도 그는 늘 마지막 순간에 , 때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았다.
계절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시간은 소리 없이 .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그 는 오래도록 비어 있었다.
나는 그가 끝내 겁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해 버린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난 뒤, 그가 다시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놀랍게도 그는 어느새 이름이 알려진 되어 있었다.
그는 곧장 예전의 그 로 가 앉아, 공책을 첫 장에 단 한 줄을 .
" 날은 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2
그는 잠시 그 글자를 내려다보다가, 공책을 조용히 천천히 일어섰다.
문을 나서는 그의 표정은, 오랜 을 끝낸 사람처럼 가벼워 보였다.
나는 다가가 그 공책을 보았다.
첫 장을 빼고는, 모든 페이지가 손대지 않은 새것이었다.
그제야 나는 .
그 공책은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작할 자라나기를 기다려 주던 것이었다.
조금 더 일찍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걸 그랬다.
하지만 그가 남긴 그 한 줄이, 이미 나의 뒤늦은 마음까지 대신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3
Vocabulary
Grammar notes
성실하기는요.
Me, diligent? Hardly.
첫 줄을 적을 뻔했지만 이내 손을 멈추었다.
He almost wrote the first line, but stopped his hand at once.
무언가를 쓰려던 참에도 그는 늘 마지막 순간에 망설였다.
Even when he was just about to write something, he always wavered at the last moment.
조금 더 일찍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걸 그랬다.
I should have offered even one warm word a little sooner.
그가 끝내 포기해 버린 건 아닐까 걱정했다.
I worried that he might have given up for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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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