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주가 오면
When Our Princess Comes
유나는 남쪽 바다를 떠올렸지만, 정작 그곳으로 가는 표를 끊기까지는 삼 년이 걸렸다.
그녀는 회사 일에 매여 지냈고, 기차표를 손에 쥐고도 정말 다녀올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어릴 적 여름이면 유나는 방학 내내 그 바닷가 마을 할머니 댁에서 지냈다.
할머니는 물이 빠진 유나를 데리고 나가 조개를 잡으며, 언제나 그녀를 '우리 '라고 불렀다.
'우리 , 다 크면 꼭 다시 와야 한다.' 할머니는 그 말을 입버릇처럼 되풀이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도시 생활에 쫓기게 되면서, 유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약속을 자꾸 미뤘다.
그리고 삼 년 전, 할머니는 유나가 미처 내려오기도 전에 하늘로 .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여름을 떠올릴 때마다 유나의 마음을 콕콕 찔렀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유나가 마을에 닿은 날은 하필 , 하늘은 잔뜩 흐리고 낮게 내려앉아 있었다.
바다는 잿빛으로 뒤척였고, 빗줄기는 쉬 그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유나는 할머니와 조개를 잡던 찾아 곧장 물가로 내려갔다.
한 어부가 다가와, 바위가 젖어 미끄러우니 발밑을 일러 주었다.
유나는 차가운 손끝을 담그며 할머니의 거친 손을 떠올렸다.
지금은 조개를 잡기에 좋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비를 피해 들어간 작은 식당에는, 잡아 올린 이 커다란 물통마다 가득했다.
유나는 회 한 접시를 앞에 놓고, 주인 할머니에게 바르게 순자 할머니의 옛집을 아느냐고 물었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2
'순자'라는 이름을 듣자, 주인 할머니의 손이 허공에서 우뚝 멈췄다.
'혹시 순자 언니 아니니? 나랑 순자 언니는 사십 년을 알고 지낸 사이였어.'
할머니는 안쪽 방에서 낡은 과자 상자 하나를 꺼내 왔는데, 순자 할머니가 몇 해 전 '우리 오면 주라'며 맡아 두고 간 것이었다.
상자 안에는 순자 할머니가 여름마다 하나씩 골라 모아 놓은 색깔별로 소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맨 밑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눌러쓴 쪽지가 한 장 깔려 있었다.
'우리 덕분에, 이 할미는 세상에서 제일 사람이었다.'
유나는 쪽지를 두 손에 꼭 쥐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빚이라고만 여긴 지난 여름들이, 실은 할머니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었던 것이다.
주인 할머니는 순자 할머니를 , 유나의 등을 오래도록 다독여 주었다.
어느새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붉은 해가 너머로 천천히 있었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삼 년 내내 유나를 괴롭힌 미안함은 어느새 손안의 단단하고 따뜻한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Vocabulary
Grammar notes
할머니는 유나가 미처 내려오기도 전에 하늘로 가버리셨다.
Before Yuna could ever come to her, Grandmother passed away for good.
빗줄기는 쉬 그치지 않을 것 같았다.
The rain looked as though it would not let up any time soon.
순자 할머니가 여름마다 하나씩 골라 모아 놓은 조개껍데기.
Seashells that Sunja had picked out and saved up, one for each summer.
'우리 공주 오면 주라'며 맡아 두고 간 것이었다.
She had left it in safekeeping, saying, 'Give it to our princess when she comes.'
예의 바르게 순자 할머니의 옛집을 아느냐고 물었다.
She politely asked whether the owner knew old Sunja's house.
Take the final quiz
5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