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화장대

TOPIK 3#55 · Slice of life

할머니의 화장대

What We Keep

Part 1

지우는 토요일 아침 내내, 팔리지도 않을 물건들 앞에 앉아 대로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는 봄마다 나눔 장터가 열렸고, 쓰는 물건에 '무료' 붙여 이웃에게 거저 내주는 날이었다.

엄마는 지난밤에 안내문을 직접 단지 곳곳에 붙였다.

지우네 자리에는 아빠가 번도 매지 않은 , 새것에 밀려난 낡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옆에는 할머니가 쓰시던 있었는데, 거기에도 똑같이 '무료'라고 있었다.

할머니는 지난겨울에 돌아가셨고, 매일 아침 앞에 앉아 머리를 빗으시던 모습이 지우는 아직도 눈에 선했다.

할머니는 년째 무릎이 성치 않아, 지우 손을 잡고 동네 다니시곤 했다.

에서 할머니의 외워 또박또박 부르는 건, 언제나 지우 몫이었다.

간호사가 손녀 야무지다고 칭찬하면, 할머니는 말을 두고두고 자랑하셨다.

제대로 내놓으면 원은 받을 텐데, 엄마는 그냥 무료라고 적어 두었다.

낡은 물건은 버려야 새것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고, 지우는 아침 내내 스스로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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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옆집 민호가 몸을 흔들며 좌판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간밤에 비가 뒤라, 물기가 미끄러지기 쉽다.

아니나 다를까, 민호는 걸음 넘어졌고, 무릎이 발갛게 까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민호는 "제가 오늘 장터 번째 !" 하고 부렸다.

엄마가 구급상자를 가져와 까진 자리를 주는 동안, 지우도 어느새 좌판을 등지고 구경에 끼어 있었다.

소란이 가라앉고 무심코 좌판 쪽으로 돌아섰을 때, 아주머니가 할머니의 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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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Part 3

"그건… 돼요." 지우는 저도 모르게 붙잡았다.

아주머니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여기 무료라고 있잖아요?" 하고 되물었다.

"그거… 저희 할머니 물건이거든요." 지우의 목소리가 조금 잠겼다.

사실 지난주 가족 , 할머니의 물건은 모두 트럭에 실어 보내기로 정한 뒤였다.

그때는 지우도 별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막상 실려 나가려 하자 마음이 달라졌다.

다가온 엄마에게, 지우는 스스로도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그냥 낡은 가구가 아니라, 할머니가 남기신 하나의 잖아요."

엄마는 한동안 지우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반대쪽 끝을 함께 들어 올렸다.

이제 소리 내어 부를 일은 다시 없을 테지만, 지우는 숫자만은 여태 잊지 않고 있었다.

먼지 앉은 거울을 소매로 닦아 내자, 안에는 할머니 대신 지우의 얼굴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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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으)ㄹ 텐데it would/should (be) ..., but — an expectation set against what actually happened

제대로 내놓으면 몇 만 원은 받을 텐데, 엄마는 화장대에 그냥 무료라고 적어 두었다.

Sold properly it would have fetched a fair bit, but Mom simply wrote 'Free' on the table.

-기 쉽다is easy to (do); is apt to happen

물기가 밴 잔디밭은 미끄러지기 쉽다.

A lawn that damp is an easy place to slip.

-거든요..., you see — giving a reason or backstory the listener didn't know

그거… 저희 할머니 물건이거든요.

That… it's my grandmother's, you see.

-잖아요..., you know / isn't it — appealing to something the listener should already recognize

할머니가 남기신 단 하나의 유물이잖아요.

It's the one keepsake Grandmother left behind, you know.

-다가was doing one thing, then shifted to another (interruption/turn)

엄마는 한동안 지우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화장대의 반대쪽 끝을 함께 들어 올렸다.

Mom looked at her a while, then, without a word, took up the other end of the table.

Take the final quiz

4 questions on the whol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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