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의 지구
A World in His Pocket
하기로 마음먹은 날 아침, 정우는 작은 상자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두 달치 월급을 모아 맞춘 그에게, 그것은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사건이었다.
정우는 원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하필 오늘 같은 날에는 스스로가 더 미덥지 않았다.
그러다 그는 어제 있었던 일을 이마를 짚었다.
결혼 이야기를 꺼내려고 아껴 두었던 코트, 바로 그 반지를 넣어 두고 온 것이었다.
소매가 뜯어진 그 코트를 달라며 하린의 가게에 맡겨 놓고는, 정작 그 반지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하린의 골목에 들어서면 끝, 빨간 서 있는 낡은 건물 일 층에 있었다.
정우는 넥타이도 제대로 매지 못한 어수선한 그 골목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1
가게 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와 뜨거운 김이 확 끼쳐 왔다.
하린은 카운터 뒤에서 셔츠를 개키다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선 정우를 보고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어제 맡기신 코트요, 아직 다 못 고쳤거든요." 하린이 먼저 코트 이야기를 꺼냈다.
정우는 속 반지가 마음에 걸려, 아무렇지 않은 척 코트를 지금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하린은 대답 대신, 골목 상가의 묻는 한 장을 그의 앞으로 슬쩍 밀어 놓았다.
"이 골목이 사라지면 정우 씨 없어지잖아요." 하린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그때 하린이 어제 다른 손님의 외투에서 나온 내밀며, 주인에게 좀 갖다 드리라고 부탁했다.
정우는 잠깐이라도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 들고 좁은 골목 이곳저곳을 .
약을 기다리던 할아버지에게 전해 주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의 머릿속은 온통 반지 생각뿐이었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2
코트를 돌려받지 못한 사이에 약속 시간은 자꾸 다가왔고, 반지도 없이 무슨 싶어 정우는 오늘 일을 다 돌아설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마음을 , 하린이 곱게 코트를 조심스럽게 들고 나왔다.
"다 됐어요. 안주머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 하린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차분했다.
정우가 떨리는 손을 코트 넣자, 사라졌던 상자가 손끝에 그대로 만져졌다.
하린은 진작 반지를 발견하고도 내내 모르는 척, 그가 스스로 이 순간에 이르도록 기다려 준 것이었다.
정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저 앞에서 처음 눈이 마주쳤던 날을 .
상자를 열자 된 작은 알이 물려 있었는데, 그 둥근 속을 들여다보니 마치 작은 통째로 갇혀 있는 것 같았다.
정우는 커진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하린에게 함께 살자고 나지막이 .
하린은 대답 대신 그의 손에서 가져가, 제 손가락에 천천히 끼워 보였다.
몇 달 뒤,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박힌 그 골목 우체통을 통해 세상으로 부쳐졌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3
Vocabulary
Grammar notes
정우는 원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스스로가 미덥지 않았다.
Jeongwoo was rather the type to lose things, so he didn't trust himself.
어제 맡기신 코트요, 아직 다 못 고쳤거든요.
That coat you left yesterday — I haven't quite finished it yet, you see.
이 골목이 사라지면 정우 씨 단골 세탁소도 없어지잖아요.
If this alley disappears, your favorite laundry shop goes with it, you know.
정우는 지구만큼 커진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청혼했다.
Barely gathering up a heart grown as vast as the Earth, Jeongwoo proposed.
정우는 코트를 지금 돌려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Jeongwoo asked whether he might have the coat back right now.
Take the final quiz
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