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건진 상자

달빛 아래 건진 상자 The Box We Pulled from the Water

Part 1

아침, 준수네 좁은 마당에 어울리지 않는 한 대가 서 있었다.

도시에서 온 그 검은 차는 눈 덮인 마을에서 유난히 번쩍거렸다.

차 주인은 벌써 사흘째 찾아와, 이 땅을 팔라고 두 사람을 설득하고 있었다.

준수와 세영은 아버지가 평생 일군 그 땅에서 나고 자란 였다.

아버지는 여름이면 밭을 갈고, 겨울이면 도시 공사장에 나가던 였다.

그렇게 한 푼씩 모아 땅을 넓히고, 마을 지낸 분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이제 겨우 한 해가 지났다.

준수는 그 땅을 지키려 했지만, 세영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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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1

Part 2

강 가 이 마을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날도 그는 부드러운 말투로 서류를 내밀며, 남매를 위하는 척했다.

좋은 조건이니 서두르는 게 좋겠다고, 그는 몇 번이나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세영은 그 친절한 눈빛 뒤에 숨은 금세 .

는 준수와 세영을 번갈아 살피며, 두 사람 사이의 틈을 노리고 있었다.

준수는 아무 대꾸도 없이 창밖의 언 밭만 바라보았고, 둘을 갈라놓으려는 그 얕은 수법은 그에게 조금도 않았다.

그러나 세영은 달랐다.

도시에 두고 온 빚을 떠올리면, 세영은 그 큰돈을 그냥 포기하기가 아쉬웠다.

이 겨울만 어서 지나가면 좋겠다고, 그녀는 속으로 몇 번이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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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questions on Part 2

Part 3

그날 밤, 세영은 식탁 위 막 서명하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추위에 얼어 있던 관이 터지면서 낡은 창고로 물이 쏟아졌다.

아버지가 아끼던 물건이 모두 그 안에 있어서, 는 정신없이 뛰어들어 상자를 하나씩 냈다.

세영이 상자에는 아버지의 낡은 수첩과 빛바랜 사진이 들어 있었다.

마당 한편에는 아버지가 받아 밭에 주던 낡은 물통이 꽁꽁 얼어 있었다.

차가운 물에 두 손을 담그고 나서야, 세영은 자신이 무엇을 하마터면 팔아 버릴 뻔했는지 깨달았다.

지나간 뒤, 남매는 젖은 상자를 안고 하얗게 쏟아지는 마당에 섰다.

이튿날 아침, 들고 다시 찾아온 강 앞에서 세영은 더 이상 망설이는 척하지 않았다.

"이 땅은 누구에게도, 아무 값에도 팔지 않겠습니다."

강 는 더 할 말이 없는지, 조용히 에 올라 마을을 떠났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웠지만, 남매는 아버지가 지킨 땅에서 함께 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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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questions on Part 3

Vocabulary

Grammar notes

-는 척하다to pretend to; to act as if

남매를 위하는 척했다.

He pretended to have the siblings' good at heart.

-(으)려던 참이다to be just about to (do)

세영은 계약서에 막 서명하려던 참이었다.

Seyoung was just about to sign the contract.

-(으)면 좋겠다I wish / hope that (it would)

이 겨울만 어서 지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She thought she just wished this winter would hurry past.

아무 N(이)나 / 아무도any (at all) / (not) anyone, none

이 땅은 아무 값에도 팔지 않겠습니다.

We will not sell this land at any price.

-다고 하다to say that (reported/indirect statement)

서두르는 게 좋겠다고 그는 몇 번이나 말했다.

He said again and again that they had better hu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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