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괜찮은 척 Pretending to Be Fine

Part 1

은영은 오 년째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힘들지 않은 척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이 집에서 순자를 돌보는 사람은, 은영 하나뿐이었다.

순자는 여러 해 병을 왔고, 이제는 혼자 일어나 앉기도 힘겨워했다.

순자는 살림을 크게 꾸리고 자식을 엄히 키운, 자존심 강한 사람이었다.

하나뿐인 아들은 오래전 미국으로 떠나, 좀처럼 돌아오지 못했다.

아들은 영상통화 앱에 어머니를 등록해 두었지만, 화면 속 얼굴은 늘 바빠 보였다.

어느 날 아침, 순자는 젊어서 자주 다닌 산속 에 꼭 한번 가 보고 싶다고 했다.

은영은 속으로 걱정이 앞섰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챙겨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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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버스에서 내려 가파른 길을 한참 오르자, 제법 큰 이 산비탈을 따라 층층이 펼쳐졌다.

마당 한쪽에서는 낡은 을 헐고 새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순자는 그 광경을 보고는, 돈만 밝히는 요즘 라며 대뜸 .

목이 말라 우물가의 종이컵을 집으려 하자, 순자는 손을 내젓고 예전처럼 두 손으로 찬물을 떠 마셨다.

마지막 돌계단이 유난히 가팔라서, 은영은 그만 돌아가자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순자가 이끼 낀 돌을 헛디뎌,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은영이 다급히 팔을 붙잡자, 순자는 겨우 중심을 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 이마에 이 흥건한 것을 보고서야, 은영은 순자가 여태 아픔을 참으면서 괜찮은 척해 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힘겹게 올라선 마당에서, 순자는 발아래 아득히 펼쳐진 마을을 한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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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순자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마른 손을 뻗어, 은영의 가만히 감쌌다.

"내가 너한테 참 모질게 굴었다. 좀 더 따뜻하게 대할걸 그랬다."

평생 남을 나무랄 줄만 알아 온 시어머니에게서 나온, 뜻밖의 말이었다.

은영은 무어라 대답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어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것 같은 저 오래된 절도 저렇게 헐려 다시 지어지는데, 영원한 것이 정말 있기는 할까.

그렇다면 마음속에 담아 둔 말을, 이렇게 미뤄 둘 이유도 없었다.

그날 이후로 순자는 조금씩 갔고, 의사도 뜻밖의 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은영은 그 까닭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고, 이제는 시어머니 앞에서 굳이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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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는 척하다to pretend to, act as if

힘들지 않은 척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The first thing she learned was how to pretend it wasn't hard.

-다고 하다to say that (reported statement)

순자는 산속 절에 가 보고 싶다고 했다.

Sunja said she wanted to visit the mountain temple.

-(으)려던 참이다was just about to (do)

은영은 그만 돌아가자고 말하려던 참이었다.

Eunyoung was just about to say they should turn back.

-(으)ㄹ 뻔하다almost, nearly (did)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She very nearly toppled over backward.

-(으)ㄹ걸 그랬다should have (done); regret

좀 더 따뜻하게 대할걸 그랬다.

I should have treated you more kind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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