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아래 이발소
The Barbershop Beneath the Pine
가게 앞에 선 는 김 노인보다도 나이가 많았다.
김 노인은 그 나무 아래에서 사십 년째 이발소를 열고 왔다.
낡은 은 글씨가 다 지워져서 이제 잘 않았다.
그래도 동네 사람들은 그 만 보고도 이발소를 찾아왔다.
김 노인의 는 느릿느릿했고, 삼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았다.
느린 손과 느린 말로 머리를 다듬는데도 손님들은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은퇴한 선생님도 그런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삼십 년째 그 의자에 앉아 고, 두 사람은 옛날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그런데 몇 해 사이에 동네 곳곳 여러 에 새 미용실이 들어섰다.
유리창이 번쩍이는 그 가게들로 젊은 손님들이 몰려갔다.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 화려한 새 으로 옮겨 가면서, 김 노인의 가게에는 빈 의자만 늘어 갔다.
하루는 가 찾아와, 낡은 가위 대신 기계를 들여놓자고 했다.
"할아버지, 요즘 누가 이런 가위로 머리를 잘라요. 이러다 정말 가게 문 닫는다니까요."
가 돌아간 뒤로, 김 노인은 며칠 밤이나 가게 문을 닫는 에 시달렸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손자 말대로 기계를 들여야겠다고, 그는 마음을 굳혔다.
기계 값을 물어보려고 에게 막 전화를 걸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이발소 문이 드르륵 열렸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2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선생님이었다.
김 노인은 전화기를 슬그머니 내려놓고 오래된 가위를 집어 들었다.
사십 년을 손에 온 그 가위는 여전히 손가락처럼 익숙했다.
선생님은 늘 앉는 자리에 앉아 했다. "새 가게가 아무리 좋아도, 나는 자네 손만큼 편한 데가 없네."
김 노인은 잠자코 빗질을 하다가 대답했다. "솜씨가 좋기는요, 이제 눈도 걸요."
교장 선생님은 거울 속에서 그를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이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얼마나 놓이는지 모른다네."
머리를 다듬는 을 멈추지 않았지만, 김 노인은 가슴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기계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삼십 년을 한결같이 이 자리를 찾아와 준 그 믿음이 바로 김 노인의 진짜 이었다.
손자에게 걸려던 그 전화는, 오늘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아래 낡은 이발소에는 사각사각 가위 소리만 나직이 이어졌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3
Vocabulary
Grammar notes
손자에게 막 전화를 걸려던 참이었다.
He was just about to call his grandson.
이번에는 최신 기계를 들여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This time, he resolved, he had better bring in the latest machines.
이 자리에 앉으면 마음이 얼마나 놓이는지 모른다네.
You've no idea how at ease I feel when I sit in this chair.
솜씨가 좋기는요, 이제 눈도 침침한걸요.
Good with my hands? Hardly — my eyes are going dim now.
손자가 최신 기계를 들여놓자고 했다.
His grandson suggested bringing in the latest mach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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