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시계

TOPIK 4#4 · Body & health

벽에 걸린 시계

The Clock He Couldn't See

Part 1

재활의학과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었고, 미영은 시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질끈 묶은 그녀는 물리치료사였고, 손끝이 유난히 따뜻한 사람이었다.

부족한 탓에, 그녀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혼자 맡아 했다.

효율을 앞세워, 환자 사람에게 분을 넘기지 말라는 원칙을 세워 두었다.

분이라는 , 미영에게 목에 걸린 가시 같았다.

굳은 몸이 아래 풀리기까지는, 분으로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녀에게는, 좀처럼 잊히지 않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신입 시절, 시간에 쫓겨 기계처럼 어느 며칠 조용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그녀는 한참 뒤에야 전해 들었다.

노인의 이름조차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래도록 그녀의 마음 한구석을 짓눌러 왔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Part 2

그해 늦가을, 노인이 짚고 재활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

젊은 시절 그는 이십 넘게 복무했던 군인이었다.

군인에게 , 그는 첫날부터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에서부터 허물어뜨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빠르게 잃어 가고 있어서, 걸음 앞의 얼굴조차 흐릿하게만 보인다고 했다.

미영은 그와 , 치료대까지 걸음씩 함께 걸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서, 그녀는 한순간도 떼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닿으면, 오래 굳어 있던 근육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러나 분이 지날 때마다, 벽에 걸린 시계가 어김없이 그녀의 등을 떠밀었다.

그래도 그녀는 분을 넘겨서라도, 노인의 굳은 발목을 끝까지 어루만졌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Part 3

밤이 가장 두렵다고 했다.

몰려오는 새벽이면, 그는 뜬눈으로 이루지 못하고 아침을 맞곤 했다.

미영은 다스리는 그에게 차근차근 가르쳤다.

"이렇게 천천히 숨을 고르면, 아기를 아픔도 스르르 잠이 든답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호흡을 연습하게 했더니, 오랜만에 없이 깊이 잤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며칠을 거르지 않고 오더니, 함께 끌리는 느린 소리가 어느새 재활실의 익숙한 리듬이 되었다.

복도 저편에서 소리가 들리면, 미영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를 마중하러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지팡이 끝으로 그만 그녀의 밟고 말았다.

"아이고, 이를 어쩐다." 노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미영이 괜찮다며 치자, 조심스럽던 그날 처음으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Part 4

노인의 끝내 낫지 않았다.

다만 그는 법을 몸에 익혔고, 미영은 사람을 서둘러 않는 법을 다시 배웠다.

언제부턴가 그녀가 분을 넘기는 것을 보고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봄이 무렵, 노인은 아들을 따라 도시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며 마지막으로 재활실을 찾았다.

그는 흐릿해진 벽시계 쪽을 더듬듯 바라보며, 뜻밖의 말을 꺼냈다.

"이 흐린 눈으로는 시계 바늘이 보이질 않아서, 자네가 시간을 얼마나 넘겼는지 나는 몰랐네."

"그래도 번도 나를 않았음을,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그가 떠난 뒤에도, 재활실에는 느린 소리가 오래도록 남아 맴도는 듯했다.

미영은 다음 손을 마주 잡으며, 이번에는 벽시계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노인에게 끝내 내어 주지 못한 시간을, 그녀는 이제 다른 이들에게 조금씩 갚아 가고 있었다.

?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으)ㄴ/는 탓에because of (a bad or unwelcome cause); owing to

병원은 늘 일손이 부족한 탓에, 그녀는 혼자 환자를 처리해야 했다.

Because the clinic was always short of hands, she had to handle the patients on her own.

-았/었던that once did / was (a completed action or state, now recalled)

시간에 쫓겨 기계처럼 처리했던 어느 노인이 며칠 뒤 눈을 감았다.

An old man she had processed like a machine, hurried by the clock, passed away a few days later.

-던that used to / was ...-ing (a recalled, ongoing or unfinished action or state)

오래 굳어 있던 근육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Muscles that had long stayed stiff found their place again, little by little.

-더니(I observed that X happened), and then / so (a following result or change)

며칠을 거르지 않고 오더니, 그 느린 발자국 소리가 익숙한 리듬이 되었다.

He came day after day without fail, and before long those slow footsteps became a familiar rhythm.

-았/었더니(after I did X), (I found that) Y followed

며칠 동안 호흡을 연습하게 했더니, 노인은 통증 없이 깊이 잤다.

After I had him practice the breathing for a few days, the old man slept deeply, free of pain.

Take the final quiz

4 questions on the whole story

Read-along

Tap any sentence to hear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