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였던 선배
The One They Called the Fox
태민은 남의 이야기에 다는 사람이었고, 정작 자기 이름은 어디에도 남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오래 일했던 영상 번역 회사에는, 모두가 뒤에서 ''라고 부르는 있었다.
태민은 제 실력에 비해 늘 , 그 겸손은 이따금 과 잘 구별되지 않았다.
그 태민이 밤새 다듬은 슬쩍 자기 것으로 가로채곤 했다.
그런데도 태민은 그것을 그저 여겼고,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오히려 답답해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점점 도를 넘었고, 남의 공을 통째로 가져가고도 늘 태연했다.
결국 어느 겨울, 태민은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실수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회사에서 말았다.
부당한 해고였지만 회사는 그에게 어떤 , 사과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다.
남들 같으면 소리라도 질렀겠지만, 태민은 그 밤 내내 자기가 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만 되짚었다.
자기 이름을 단 한 편도 없었으니, 회사가 지운 것은 그의 자리만이 아니라 그가 존재했다는 증거 전부였다.
Checkpoint quiz
4 questions on Part 1
회사를 나온 뒤 몇 달을, 태민은 이력서 한 장을 들고 헤매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남에게 고용되기를 그만두고 완전한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직접 번역 서비스를 열었지만, 처음 몇 달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새벽까지 홀로 화면을 붙들고 있으면, 군 시절 아무도 없는 밤을 지키던 겨울이 문득 떠오르곤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외로움을 이유로 않고, 오히려 자신을 단련하는 삼았다.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자, 좋은 소문이 조용히 퍼지면서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하루에 한 걸음씩만 앞으로 .
수익은 여전히 빠듯해서, 한 철만 삐끗해도 모든 것이 무너질 판이었다.
그래도 태민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는 그 자유가, 어떤 안정보다 값지다고 느꼈다.
그렇게 이 년이 지나자, 이름 없이 시작한 그 작은 서비스는 어느새 업계가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로 자라 있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그의 서비스가 커질수록, 같은 시장을 오래 쥐고 있던 한 대기업은 그것을 점점 더 큰 받아들였다.
대기업은 처음에는 정중하게 제안했지만, 태민이 망설이자 이내 은근한 태도를 바꾸었다.
그들은 적지 않은 돈에 회사 일부까지 얹어 주겠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그저 고마워했겠지만, 이번만큼은 태민도 감정을 접고 따졌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제안을 받아들이는 편이 분명히 더 안전했다.
그러나 받는 순간 그는 남의 회사에 매인 몸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여태 지켜 온 스스로 내놓는 셈이었다.
거절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대한 상대와 홀로 맞선다는 생각에 그는 며칠 밤잠을 설쳤다.
며칠 뒤, 태민은 짧고 분명한 답을 보냈다. "제가 지켜야 할 것은, 값이 매겨지지 않는 것들입니다."
답장에는 끝내 아무 답도 오지 않았고, 대신 시장에는 그를 겨냥한 소문이 하나둘 돌기 시작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그런 소문 속에서도, 이듬해 그의 기술은 한 까다로운 .
그의 한 국제 공식 자막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그러나 태민의 마음을 정말로 흔든 것은, 그 무렵 도착한 뜻밖의 짧은 메시지였다.
그를 라고 부르게 만들었던 바로 그 , 자신도 그 대기업에서 뒤에 이렇게 적어 보낸 것이다.
"자네를 밀어낸 걸 오래 후회했네. 결국 끝까지 남는 건 자네 ."
그 한 줄 앞에서, 와 어리숙한 자신을 오래도록 갈라놓던 낡은 확신이 흐트러졌다.
어쩌면 역시 그 거대한 회사에 이용당하고 버려진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난생처음 생각했다.
그는 답장을 오래 들여다보았지만, 이겼다는 기분도, 예전 같은 미움도 일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여전히 어느 오르지 않았지만, 그것은 이제 빼앗긴 자리가 아니라 그가 스스로 고른 자리였다.
남의 이야기 뒤에 숨은 그 자리에서, 태민은 여전히 온전히 자기 것인 하루하루를 조용히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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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그가 오래 일했던 영상 번역 회사에는 '여우'라 불리는 선배가 있었다.
At the video-translation company where he had worked for years, there was a senior they called "the Fox."
선배는 태민의 자막을 슬쩍 자기 것으로 가로채곤 했다.
The senior would quietly lift Taemin's subtitles and pass them off as his own.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오히려 답답해할 정도였다.
It went so far that the colleagues looking on grew more exasperated than he did.
그의 서비스가 커질수록, 대기업은 그것을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The larger his service grew, the more the corporation took it for a threat.
결국 끝까지 남는 건 자네 자막이더라고.
In the end, what stays to the last is your subtitles—that's what I 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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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