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빗자루

TOPIK 4#15 · Travel & place

할머니의 빗자루

Grandmother's Broom

Part 1

동이 트기도 전에, 순임 할머니는 아무도 찾지 않는 낡은 앞을 매일 아침 정갈하게 쓸어 두곤 했다.

도시 생활에 지쳐 돌아온 진호는, 쓰러져 가는 초소 앞을 할머니가 무엇 하러 저렇게 정성껏 쓸고 쓰는지 없었다.

진호가 자란 범실은 젊은 사람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난 탓에, 오래전부터 서서히 가고 있었다.

빈집이 늘어 가는 만큼 마을은 조용해졌고, 뒷산의 옛이야기를 들어 아이들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뒷산 범재에는 호랑이에 얽힌 오래된 전해 왔고, 마을 어귀에는 전쟁 시설로 쓰이던 아직 남아 있었다.

땅에서 평생을 순임 할머니는, 범재의 능선 하나하나와 호랑이 이야기의 마디마디를 훤히 꿰고 있었다.

진호는 어릴 적부터 호랑이와 초소를 두고 끝없는 품어 아이였다.

그리고 어린 그에게 이야기를 처음 들려준 사람도, 초소 앞을 쓸어 바로 할머니였다.

이제 어른이 되어 돌아온 그는, 마을이 아주 사라지기 전에 무엇이든 보고 싶었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Part 2

뒤, 진호는 아무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는 마을 살림을 떠안아, 가장 젊은 되었다.

물려받은 새는 회관 지붕 하나 손보지 못할 정도로 이미 바닥나 있었다.

마을을 오가는 하나뿐인 버스마저 끊길 판이었으니, 진호의 걱정은 날로 깊어졌다.

무렵, 한별개발이라는 외지 찾아와 범재 일대를 제안을 내놓았다.

"요즘 도시 사람들이 조용한 시골을 얼마나 찾는지 아십니까? 골짜기가 얼마든지 받아 있습니다."

번듯한 리조트를 세우면 일자리도 늘고 돈도 거라는 것이, 그가 펼쳐 보인 청사진이었다.

당장 곳간이 진호에게, 말은 한순간 구원처럼 들렸다.

그러나 순임 할머니는 지팡이로 땅을 짚으며 잘라 말했다. "범재는 호랑이 자리다. 사고팔 물건이 아니야."

곳간과 노인들의 반대 사이에서, 진호는 어느 쪽으로도 선뜻 발을 떼지 못했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Part 3

궁지에 몰린 진호는, 하마터면 돌이킬 없는 실수를 뻔했다.

내민 계약서에는 좋은 조건이 적혀 있었고, 옆에는 리조트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그것은 더없이 믿을 만한 제안이었고, 빠르고 길이야말로 가장 보였다.

그러나 펜을 순간, 사고팔 물건이 아니라고 할머니의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다.

그는 계약을 잠시 미뤄 두고 군청으로 차를 몰아, 범재 땅에 얽힌 하나하나 뒤졌다.

서류를 읽어 내려가며, 그는 여기 서명하는 것이 마을의 미래를 통째로 외지 사람들에게 넘겨주는 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앞의 빚은 갚을 있어도, 한번 파헤쳐진 능선과 사라진 이야기는 다시 되돌릴 없었다.

그는 오래 망설인 끝에, 조용히 접고 계약을 멈췄다.

사람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돌아섰고, 마을에는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Part 4

큰돈을 돌려보낸 대신, 마을은 작지만 꾸준한 변화를 택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마을의 전쟁 역사를 들려주는 작은 되었고, 앞을 지키는 해설자는 다름 아닌 순임 할머니였다.

범재의 호랑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해마다 열리는 조촐한 마을 축제로 되살아났다.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도시 사람들이 골짜기를 찾아들면서, 마을이 기른 찾는 손길도 부쩍 늘었다.

먹거리를 제철마다 안정적으로 작으나마 소득을 얻었다.

도시의 화려한 성공에 견주면 범실이 이룬 것은 여전히 작았지만, 진호는 크기에 조바심 내지 않았다.

그가 바란 변화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마을보다 나아지는 것이었고, 그편이 훨씬 그는 믿었다.

그해 가을, 앞에 쪼그려 앉은 도시 아이가 순임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범재에 진짜 호랑이가 살아요?"

할머니는 빗자루를 세워 들고 능선을 가리켰다. "살고말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잊지 않으면, 호랑이는 산에 살아 있는 거야."

한때 가던 마을을 진호가 가만히 내려다보는 사이, 저무는 햇빛 속에서 범재의 능선이 오래된 짐승의 등처럼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으)ㄴ/는 탓에because of (a bad cause); owing to (something that went wrong)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난 탓에 마을은 서서히 기울어 갔다.

Because the young people had left for the city, the village slowly went into decline.

-(으)ㄹ 정도로to the extent/point that

예산은 지붕 하나 손보지 못할 정도로 바닥나 있었다.

The budget had run so dry it couldn't even fix a single roof.

-(으)ㄴ/는 만큼as much as; in proportion as

빈집이 늘어 가는 만큼 마을은 조용해졌다.

As much as the empty houses multiplied, the village grew quiet.

-(으)ㄹ 만하다to be worth doing; to be trustworthy/credible enough

겉으로 보기에 그것은 더없이 믿을 만한 제안이었다.

On its face, it was an utterly trustworthy offer.

-(으)ㄴ/는 셈이다it amounts to; in effect / as good as

여기 서명하는 것은 마을의 미래를 통째로 넘겨주는 셈이었다.

To sign here was, in effect, to hand over the village's whole future.

Take the final quiz

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

Read-along

Tap any sentence to hear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