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하나
A Single Pebble
준호는 가진 돈을 모두 쏟고도 모자라, 은행에서 적지 않은 까지 내어 영화 한 편에 매달리고 있었다.
그 영화는 곧 동네 하나를 기록하는 .
골목이 사라지면 그곳에 쌓인 기억마저 함께 없어지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는 몇 년간 모아 둔 돈을 마지막 한 푼까지 이 작업에 .
촬영을 함께하는 사람은 그를 포함해 겨우 네 명, 조촐한 이었다.
를 앞둔 동네에 남은 시간은 이제 몇 주뿐이었다.
촬영을 시작한 부터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형편이라면 사람들은 진작 손을 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준호는 카메라를 좀처럼 내려놓지 못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그 골목에는 노인 한 사람이 아직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는 가 유난히 깊어서,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은 처음엔 그 말을 절반도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도 노인은 성격이 , 낯선 손님이 마당까지 들어와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
다른 방문객들은 그를 귀찮아했지만, 준호만은 그 곁에 오래 앉아 있곤 했다.
어느 날 노인은 마당 한구석에서 작고 둥근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 는 내가 예순 해를 밟고 다니던 길에서 나온 거라오."
노인은 그것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을 말없이 들여다보았다.
그러고는 집이 날까지 이 자리에 조용히 덧붙였다.
준호는 그 목소리를,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만큼 오래 담아 두고 싶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봄이 끝나 갈 무렵, 끝내 바닥을 드러냈다.
넉 달째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한 동료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사람은 이대로 가면 남는 것은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사람은 촬영을 마무리하고 돈이 되는 일을 찾자고 했다.
좁은 편집실에서 오간 말들은 곧 날 선 번졌다.
준호는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서운했다.
그렇게 오래 끌어온 마침내 팀 전체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날 밤 준호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편집실을 나섰다.
딱히 갈 곳도 없이 걷다가, 그는 오래된 돌담을 따라 앞에 이르렀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준호는 어둠 속에서도 묵묵히 서 있는 돌담을 따라 걷다가, 문득 노인이 예순 해를 밟고 다녔던 골목길이나 수백 년을 버텨 온 이 돌바닥이나 누군가의 발과 시간을 품고 있기는 매한가지라고 느꼈다.
돌아서는 그의 마음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대신 기억해 두는 일은 어느새 다시 또렷한 되어 있었다.
이 기록은 결국, 큰 을 질 만했다.
다음 날 아침, 준호는 돈이 거의 들지 않는 하나를 동료들 앞에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노인의 마지막 하루와 의 순간을 영화의 한가운데에 두자는 것이었다.
그는 밤새 다시 짠 정리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정말 그럴 값어치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준호는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답을 .
며칠 뒤, 가 시작되던 날 아침 노인은 짐을 꾸려 골목을 떠났다.
떠나기 직전, 그는 준호의 손에 그 를 가만히 쥐여 주었다.
"길은 없어져도 돌은 남는 법이니, 이건 자네가 지니고 있게."
카메라에 담긴 골목과 손안의 작은 돌은, 한때 사람들이 북적이며 살았던 그곳이 분명히 있었음을 말해 주는 .
은 고스란히 남았지만, 네 사람의 작은 이 끝까지 지켜 낸 이야기는 그렇게 한 편의 기록으로 세상에 남았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골목이 사라지면 그곳에 쌓인 기억마저 없어지는 셈이었다.
If the alley vanished, even the memories piled up there would, in effect, vanish too.
이 기록은 결국 큰 빚을 질 만했다.
In the end, this record was worth taking on a heavy debt for.
준호는 그 순한 목소리를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만큼 오래 담아 두고 싶었다.
Junho wanted to keep that gentle voice for as long as the camera could hold it.
이 돌멩이는 내가 예순 해를 밟고 다니던 길에서 나온 것이다.
This pebble came out of the road I used to walk for sixty years.
한때 사람들이 북적이며 살았던 그곳이 분명히 있었다.
That place, where people had once lived crowded and alive, truly existed.
준호만은 그 곁에 오래 앉아 있곤 했다.
Junho alone would sit beside him for a long while.
Take the final quiz
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