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허리를 굽힌 날
The Day Father Bowed
올해 을 맞는 아버지에게, 지영은 성대한 를 열어 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기는커녕 쳤다.
지영은 대학 연구소에서 밤낮으로 실험에 매달리는 이었다.
세 남매의 그녀는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아버지는 평생 법정을 지키다 은퇴한 였다.
옳고 그름을 다투는 자리에서 누구에게도 허리를 굽힌 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의 이니만큼, 지영은 그 자리를 자기 손으로 싶었다.
회사 일이 아무리 밀려도, 이 일만큼은 미루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도 딸의 뜻을 반겼고, 그렇게 준비가 시작되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지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넓은 을 잔치 장소로 잡는 것이었다.
예약을 확정하려면 적지 않은 예약금을 미리 했다.
대여료만 해도 그녀의 한 달 월급에 맞먹는 액수였다.
그래도 그녀는 그날 저녁, 망설임 없이 예약금을 .
돈이 이미 넘어갔으니, 아버지가 뒤늦게 말려 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예상대로 아버지는 그런 큰 잔치는 하나 마나라고 못마땅해했다.
를 준비하는 일은 시작부터 여간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버지가 아끼는 이라면 어디에 살든 빠짐없이 했다.
이 길어질수록 준비할 일도 늘어, 그녀의 밤은 점점 짧아졌다.
그래도 아버지의 무뚝뚝한 말 뒤에는 다른 마음이 숨어 있다고, 지영은 믿고 싶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준비가 고될수록, 지영의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의심이 자라났다.
아버지는 고마워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더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이 잔치는 정말 아버지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맏딸인 자신을 위한 것일까.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세 남매의 를 대느라, 정작 당신 것에는 늘 인색했다.
그 따뜻함은 배워서 얻었다기보다, 본래 에 가까웠다.
였던 아버지는 옳고 그름을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며 가르쳤고, 지영은 그 정직함을 물려받았다.
언젠가 아버지가 딱 하나 부탁한 것은, 를 먼저 떠나보낸 외삼촌을 부디 말라는 것이었다.
그 부탁 하나가 아버지의 진짜 마음을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잔치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지영은 에 휴가를 내고 남은 준비에 매달렸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드디어 잔치 날 아침이 밝았다.
은 각지에서 모여든 친척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리 정해 둔 덕분에, 손님들은 어렵지 않게 제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런데 지영이 뜻밖의 장면을 마주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평생 아버지가, 손님을 한 사람씩 맞으며 허리를 깊이 있었다.
법정에서도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던 그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지영은 아버지가 무엇을 마다해 왔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아버지가 꺼린 것은 가족이 아니라 요란한 , 정작 바란 것은 이렇게 다 함께 모이는 일이었다.
가 끝날 무렵 온 식구는 해마다 이렇게 모이자고 약속했고, 그렇게 한 가족의 전통이 아버지의 에서 조용히 .
해가 바뀌어도 모임은 이어졌지만, 지영이 것은 상차림이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이어받은 마음이었다.
바쁜 인 그녀에게도, 아버지가 말없이 물려준 그 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되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기뻐하기는커녕 손사래부터 쳤다.
Far from being pleased at the words, her father waved the whole idea away first thing.
결혼식장 대여료만 해도 그녀의 한 달 월급에 맞먹는 액수였다.
The hall rental alone came to a sum near a month of her salary.
아버지가 뒤늦게 말려 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Even if her father tried to stop her belatedly, it was no use.
아버지는 그런 큰 잔치는 하나 마나라고 못마땅해했다.
Her father grumbled that a big feast like that made no difference whether you held it or not.
아버지가 손님을 한 사람씩 맞으며 허리를 깊이 구부리고 있었다.
Her father was bending low at the waist as he greeted each guest one by one.
명단이 길어질수록 준비할 일도 늘어 갔다.
The longer the guest list grew, the more there was to do.
Take the final quiz
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