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온 향

흙에서 온 향 A Scent from the Earth

Part 1

소민은 남들이 코를 막는 냄새 앞에서 오래 서 있는 버릇이 있었다.

향을 만드는 일을 배우는 젊은 , 그것은 어울리지 않는 취향이었다.

그녀의 은 낡은 에서 평생 단 하나의 지켜 온 사람이었다.

"자연에서 온 재료만이 진짜 향이다." 스승의 말은 늘 거기서 시작해 거기서 끝났다.

그래서 그의 향수는 언제나 꽃 냄새를 .

찾는 손님이 많지 않으므로, 은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곳에서 소민은 재료를 고르고 유리병을 닦는 .

스승의 방식을 익히는 것이 그녀의 하루였지만, 마음은 늘 다른 곳을 향했다.

그녀가 꿈꾸는 은 스승의 것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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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향 를 , 조용하던 공방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은 소민에게 자신의 대표 향수를 한 방울도 다르지 않게 지시했다.

스승의 향을 한 치도 어긋나지 않게 숨이 막히는 일이었다.

"재료는 세 방울 네 방울, 그 이상은 안 된다."

향수병에 라벨을 붙이는 각도까지 미리 정해져 있었다.

스승은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에도 몇 번씩 사소한 것까지 .

향의 세계가 이토록 좁은 갇혀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답답하게 했다.

오래된 규칙이 자신의 상상력을 , 소민은 몇 번이나 되뇌었다.

아무리 설명해 봤자, 스승의 대답은 언제나 같은 자리로 돌아올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발표회를 그 밤, 몰래 자신만의 향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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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그날 밤, 소민은 스승이라면 결코 손대지 않았을 재료부터 꺼냈다.

그녀를 오래 온 것은 꽃이 아니라, 비 온 뒤 흙에서 피어오르는 냄새였다.

그 냄새는 처음엔 가까웠으나,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가 있었다.

어릴 적 시골 마당에 비가 쏟아지던 날의 냄새가,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녀는 향료 몇 가지를 새로 조금씩 섞어 나갔다.

밤이 깊어 창문을 열자, 찬 공기와 함께 방 안으로 흘러들었다.

은 만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마침내 그녀는 불리던 것을 깊고 흙 향으로 바꾸어 냈다.

완성한 향을 , 방 안 가득 깊은 냄새가 번졌다.

스승 몰래 규칙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조차, 그 밤만큼은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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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드디어 찾아온 날, 넓은 홀에는 백 명 이백 명의 관객이 들어찼고, 은 더 이상 않았다.

소민은 떨리는 손으로, 스승의 향수가 아니라 자신의 향수를 무대 위에 올렸다.

그녀가 을 , 흙과 비의 냄새가 홀 전체로 .

낯선 향은 순식간에 관객을 , 무대에서 시작해 홀의 앉은 사람들 하나하나를 감쌌다.

스승조차 자리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그 향을 .

가 끝난 뒤, 이 소민에게 조용히 다가왔다.

"나도 젊을 적엔 저런 냄새를 좇았네. 그러다 겁이 나서, 언제부턴가 꽃 뒤에 숨어 버렸지." 스승의 목소리는 낮고 느렸다.

그를 오래 온 것은 아니라, 실은 자기 자신의 두려움이었음을 소민은 그제야 알았다.

은 다음 전시의 대표 소민을 했다.

아니게 된 그녀의 가슴에는, 오래 막혀 있던 무언가가 풀리는 천천히 번졌다.

진짜 은 규칙이 아니라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자리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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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으)므로therefore / because (a formal, written-register reason)

찾는 손님이 많지 않으므로, 공방은 하루의 대부분을 한산하게 보냈다.

Since it drew few customers, the workshop spent most of each day quiet.

-기 (명사형 어미)nominalizer turning a verb into a subject/object: 'the act/doing of'

스승의 향을 한 치도 어긋나지 않게 재현하기란 숨이 막히는 일이었다.

To reproduce the master's scent without the slightest deviation was a stifling thing.

-아/어 봤자even if you do it, it's no use / to no avail

아무리 설명해 봤자, 스승의 대답은 언제나 같은 자리로 돌아올 것이었다.

No matter how she explained, the master's answer would always circle back to the same place.

-(으)나but, however (a formal/written contrast between clauses)

그 냄새는 처음엔 악취에 가까웠으나, 이상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가 있었다.

At first that smell came close to a stench, yet strangely it had something that settled the heart.

-(으)ㅁ (명사형)abstract nominalizer: '-ness, the fact that' (turns a clause into a noun)

그를 오래 구속해 온 것은 이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두려움이었음을, 소민은 그제야 알았다.

That what had bound him so long was not ideology but his own fear—Somin understood only t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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