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한 그릇
A Bowl of Gukbap
민재는 길에 떨어진 동전 한 닢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작은 회사에서 물건을 파는 그의 많지 않으나, 그는 그 적은 돈조차 한 푼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었다.
동료들은 그런 그를 두고 더러 놀렸다.
커피 한 잔조차 남에게 사는 일이 없었으니, 그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남의 커피값을 대신 치르는 일은, 계산해 보나 마나 아까운 지출일 뿐이었다.
민재가 하는 일은 여러 돌며 주문을 받아 오는 것이었다.
그는 손님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꺼리는지, 그 사소한 낡은 수첩에 빼곡히 적어 두었다.
어떤 손님이 어떤 물건을 반기는지 훤히 꿰고 있다는 것, 그것이 그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남들이 실없는 농담을 나누는 동안에도 홀로 수첩을 들여다보던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는 데는 사람의 모으는 데는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오래 모은 돈으로, 민재는 마침내 작은 한 귀퉁이에 자기 가게를 얻기로 했다.
그는 가진 돈을 탈탈 털어 걸었고, 냉장고와 진열대는 다달이 갚아 나가는 사들였다.
매달 갚아야 할 결코 적지 않으므로, 문을 열기 전부터 빚을 안은 그는 밤마다 잠겨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개업을 며칠 앞둔 어느 저녁, 홀로 사는 어머니가 반찬 통을 싸 들고 아들을 보러 왔다.
어머니는 그 통을 식탁에 내려놓고 아들의 여윈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끼니를 거르지 마라. 요즘 부쩍 네 준 것 같아 영 마음이 놓이질 않는구나."
사실 민재는 돈을 아끼느라 하루 한 끼로 줄여 오던 터였다.
그는 어머니의 빤히 알면서도, 그저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간 뒤, 그는 식은 반찬을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뒤편에는 손바닥만 한 가꾸는 홀로 살고 있었다.
노인은 새벽마다 그 물을 주고 마른 잎을 하나하나 골라내며 하루를 열었다.
어느 날 그 , 굶주려 뼈가 드러난 한 마리가 기어들어 웅크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버려진 개였는데, 제 끼니도 넉넉지 않으면서 그 여윈 에게 밥을 덜어 주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가진 것이라곤 그 한 그릇이 전부인 노인이 과 밥을 나누는 모습을, 민재는 멀찍이서 오래 바라보았다.
커피 한 잔이 아까워 곁의 동료에게조차 자신이, 그 순간만은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다.
개업 준비로 분주한 민재를 지켜보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말없이 그의 일손을 거들어 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저녁, 노인은 민재를 골목 어귀 으로 불러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시켜 주었다.
남에게 밥을 것이 대체 얼마 만인지, 민재는 뜨끈한 국물 앞에서 그만 목이 메었다.
"장사란 남기기 전에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네." 국물을 뜨다 말고, 조용히 말했다.
그 한마디가 오래 잊고 지낸 온기처럼 스며들어, 민재는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를 한 그릇 앞에서 새삼 .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가게 문을 연 뒤로, 민재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번에는 컴퓨터에 차곡차곡 나갔다.
예전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을 취향까지 적어 두자, 발길을 돌리던 손님이 어느새 되어 다시 찾아왔다.
돌아오자, 그는 처음으로 여유 있게 갚고도 얼마간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정리하던 그는, 돈은 아무리 그러쥐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지만 사람은 오히려 곁에 남음을 비로소 .
다음 달 , 민재는 이웃 상인들을 조용히 불러 한 끼를 대접했다.
만 하던 그가 먼저 베풀기란 스스로도 낯선 노릇이었으나,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놓였다.
볕이 좋은 어느 날, 민재는 조촐한 선물을 싸 들고 노인을 그 찾았다.
한때 뼈만 앙상하던 은 어느새 살이 통통하게 올라, 낯선 손님이 반가운지 꼬리를 흔들었다.
"요즘 자네, 하루하루가 아주 보이는군." 흙 묻은 상추 한 봉지를 그의 손에 들려 주었다.
정말이지 그의 하루는 예전보다 훨씬 , 그는 다음에 노인을 달력에 적어 두고는 오래 그 자리에 눈길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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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그의 보수는 많지 않으나, 그는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His pay was nothing much, yet he never wasted a single coin.
남의 커피값을 치르는 일은 계산해 보나 마나 아까운 지출이었다.
Footing someone's coffee bill was, without even doing the math, a wasteful expense.
할부금이 결코 적지 않으므로, 그는 밤마다 근심에 잠겼다.
Because the installments were by no means small, he sank into worry every night.
노인은 짐승에게 밥을 덜어 주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The old man never once skipped sharing his food with the beast.
그는 사람은 곁에 남음을 비로소 실감했다.
He grasped at last the fact that people stay at you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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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