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객석 사이
Between Stage and Seats
지은이 극단은 이제 배우가 더 많은 형편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번 공연만은 온 마을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작정이었다.
이번 는 지난겨울 화재로 집을 잃은 이웃을 위한 공연이었다.
극단 살림이 넉넉지 않았지만, 그런 이웃을 못 본 척하기가 지은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의 민호는 낮에는 마을버스를 모는 였다.
민호는 저녁마다 극장에 들러 무대 장치를 손보고 만들었다.
사실 그는 기울어 가는 극단에 지은이 왜 그토록 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입 밖에 내는 대신, 그는 말없이 못을 박고 페인트를 칠했다.
지은에게 극단은 취미가 아니라,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공연을 앞두고 지은은 밤마다 손수 썼다.
배우들은 세 나뉘어 저녁마다 같은 장면을 다듬었다.
그런데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그해 가을의 유난히 심해졌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므로, 노쇠한 몸은 그 변화를 견디지 못했다.
결국 주연을 맡은 노배우가 감기 끝에 목소리를 잃었지만, 같은 배우들은 저마다 맡은 역이 있어 그를 대신할 수 없었다.
의 모든 동선을 아는 사람은, 저녁마다 만들며 연습을 지켜본 민호뿐이었다.
지은이 조심스레 부탁을 꺼내자, 민호의 얼굴이 굳었다.
"나는 버스나 모는 사람이지, 무대에 설 사람이 아니야."
그 말에 이제 그만 극단을 접으라는 뜻이 숨어 있음을, 지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민호는 다음 날 아침, 손에 들고 극장에 나타났다.
그런 민호를 보면서도 지은은 이번 공연이 잘될지 수 없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공연 당일 저녁, 무대 뒤에서 지은은 입술 안쪽을 서 있었다.
늘 같은 탓에 그곳은 이미 헐어 얼얼했지만, 그 통증이 도리어 정신을 붙들어 주었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에 이르자, 낡은 극장은 사람들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지은이 여러 번 다듬은 장면들이 웃음을 자연스럽게 .
사람들은 오랜만에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런데 극이 절정에 이를 무렵, 무대 위의 민호가 그만 다음 대사를 잊고 말았다.
짧은 침묵이 흘렀고, 지은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러나 민호는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않고, 관객을 향해 두 손을 어색하게 들어 보였다.
실수를 감추는 대신 그대로 내보임으로써, 그는 오히려 더 큰 웃음을 얻어 냈다.
무대와 객석을 나누던 가 그 순간 거짓말처럼 허물어졌다.
배우와 하나가 되어 웃는 동안, 지은은 자신이 만든 무대가 이미 자신을 넘어서 있다고 느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막이 내리자,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앞에 줄을 섰다.
넉넉한 사람도 그렇지 못한 사람도, 저마다 형편껏 돈을 .
한 노인은 꼬깃꼬깃한 지폐를 내밀며, 많고 적음은 이 마음과 것이라고 말했다.
지은은 소품과 , 손이 많이 갔던 지난 몇 달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날 밤의 온기가 자신의 연출 덕분만은 아니었음을, 그녀는 정직하게 인정했다.
마을이 서로에게 건넨 마음이 무대를 채웠고, 자신은 다만 그 자리를 마련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몇 달 사이 배우들의 연기가 눈에 띄게 것만은 분명했다.
오래 지켜 온 극단이 이렇게 저물어 간다는 사실이 새삼 아팠지만, 지은은 그 슬픔에 뜻을 않기로 했다.
곁에 선 민호가 아무 말 없이, 식은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지은은 그 마지막 온기를 오래도록 감싸 쥐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4
Vocabulary
Grammar notes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므로, 노쇠한 몸은 그 변화를 견디지 못했다.
Because the temperature dropped sharply morning and evening, an aging body could not withstand the change.
그날 밤의 온기가 자신의 연출 덕분만은 아니었음을 그녀는 정직하게 인정했다.
She honestly admitted that the warmth of that night was not owed to her directing alone.
그런 이웃을 못 본 척하기가 지은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었다.
Pretending not to see such neighbors was, for Jieun, the harder thing to do.
실수를 감추는 대신 그대로 내보임으로써, 그는 오히려 더 큰 웃음을 얻어 냈다.
By letting the slip show instead of covering it, he drew out an even greater laugh.
극이 절정에 이를 무렵, 무대 위의 민호가 그만 다음 대사를 잊고 말았다.
Just as the play neared its peak, Minho, up on the stage, went and forgot his next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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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