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 익는 시간

TOPIK 4#52 · Emotion & mind

논이 익는 시간

What the Field Knew

Part 1

지현은 넓은 사방으로 펼쳐진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위를 건너온 바람이 뺨을 스쳐, 콧등이 .

겨울밤에는 따뜻하게 데워진 바닥에 배를 붙이고 할머니 곁에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할머니는 새벽마다 “우리 지현이, 밥은 먹었냐” 하고 물으며 부엌으로 나섰다.

시절 지현이 아는 세상은 마당과 뒷산이 전부였다.

작고 느린 곳이었지만, 안에서 하루하루는 부족함 없이 흘러갔다.

그러나 지현의 마음은 넓고 빠른 세상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고등학교 내내 그녀는 반에서 손꼽히는 놓친 적이 없었다.

마침내 지현은 서울의 대학 합격해, 열아홉의 봄에 고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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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1

Part 2

서울은 밤에도 좀처럼 잠들지 않는 도시였다.

지현은 극장 간판이 즐비하고 언제나 뒷골목에 좁은 칸을 얻었다.

학생이라는 이름표는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부모님은 전화를 때마다 좋은 받으라고 그녀를 .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고등학교 서늘한 공기를 떠올리게 했다.

선생님도 시험이 끝날 때마다 그녀를 불러, 떨어진 등수를 하나하나 따져 묻곤 했다.

강의실에서 배우는 것들은 세상을 위아래로 나누는 하나의 커다란 처럼 느껴졌다.

성공이란 결국 표에서 칸이라도 위로 올라서는 일을 뜻했다.

지현은 사람을 으로 세우는 조금씩 지쳐 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남보다 칸이라도 높은 자리를 향해 없이 자신을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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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년이 지나 다시 시작되자, 과제와 시험이 처럼 밀려들었다.

견디기 힘든 밤이면 지현은 학교 에서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

김이 자욱한 천막 안은 좁고 시끄러웠지만, 온기만은 잠시나마 진짜였다.

시험을 날의 넘기지 못했고, 짧은 흥분이 식으면 불안이 뒤따랐다.

어느새 그녀에게는 잠시 쉬기가 죄를 짓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들은 척하며 자신을 .

그러던 초가을의 어느 밤, 창밖에서 진짜 도시를 뒤흔들었다.

빗줄기 너머 도시의 불빛은 여전히 빛났지만, 찬란함 어디에도 그녀의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책상 앞에서 글자가 자꾸만 흐려지던 밤, 지현은 결국 소리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사이에, 그녀는 시험이 끝나는 대로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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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시험이 끝난 다음 날, 지현은 첫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걷자 젖은 흙냄새가 끼쳐, 어릴 적처럼 코끝이 다시 .

예전보다 한결 작아진 할머니가 사립문 앞에서 그녀를 맞자, 지현은 “할머니, 드셨어요?” 하고 먼저 물었다.

자신의 밥을 챙기던 할머니에게 밥을 물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간밤의 할머니의 그냥 두지 않아서, 흙탕물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도 할머니는 조금도 서두르는 기색 없이 물꼬를 터, 물이 빠지기를 잠잠히 기다렸다.

“논이란 급하게 군다고 빨리 자라 주는 아니야. 그저 기다리다 보면 때맞춰 알아서 누렇게 익는 거지.” 할머니가 무심히 말했다.

여름내 비바람을 견디고 이삭을 맺어 쯤은 거뜬히 참아 냈다는 것을, 지현은 그제야 같았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그녀는 정작 무엇을 향해 그토록 달렸는지조차 잊고 있었다.

이란 그저 느리게 걷는 재주가 아니라, 때를 믿고 기다릴 아는 힘이었다.

이튿날 식구들은 오랜만에 강가로 짧은 다녀왔고, 가을볕에 반짝이는 강물은 조금도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지현은 가방 교재를 끝내 펼치지 않았고, 그녀의 떠나올 때와는 이미 사뭇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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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기 (nominalizer)turns a verb into a noun serving as the subject or object of a sentence

잠시 쉬기가 죄를 짓는 일처럼 느껴졌다.

Even resting a moment felt like committing a sin.

-고 말다to end up doing something, often with a sense of finality or regret

지현은 결국 소리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In the end, Jihyeon broke down without a sound.

-아/어 내다to see something through to the end; to manage to endure or accomplish it

그 논이 하룻밤 폭풍쯤은 거뜬히 참아 냈다.

That paddy bore a single night's storm with ease.

-다 보니as one kept doing something, one came to notice or realize a result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무엇을 향해 달렸는지조차 잊고 있었다.

Running with her eyes only ahead, she had forgotten even what she was running toward.

-다 보면if one keeps doing something, then in time a result follows

그저 기다리다 보면 때맞춰 알아서 익는다.

You just keep waiting, and in its own time it ripens on its own.

Take the final qu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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