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기억하는 것

TOPIK 4#59 · Art & music

손이 기억하는 것

What the Hand Remembers

Part 1

불은 벌써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준수의 좀처럼 매를 내리치지 못했다.

오래된 작업장에서, 그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가 모습을 앉아 지켜보곤 했다.

그러나 손놀림은 이제 , 아무리 떠올려 봐도 마지막 동작이 기억의 끝에서 자꾸 미끄러졌다.

준수에게 낡은 무엇보다 소중했지만, 정작 작업장에는 늘어 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를 이어 작업장마저 남의 손에 넘어갈 형편이었다.

손끝이 기억하던 불꽃을 끝내 되살리지 못한다면, 그는 할아버지를 잃는 셈이었다.

명절에 들른 고모는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검게 그은 그의 얼굴부터 나무랐다.

"다 온종일 시커먼 앞에만 붙어 있으니, 어느 아가씨가 너한테 눈길이나 주겠니?"

고모는 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캐물었으나, 준수에게는 그런 것을 떠올릴 겨를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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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결국 준수는 상금이 아쉬워 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화려한 전시장은 손때 묻은 것보다 새롭고 매끈한 것을 모양이었다.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그의 방식에는 낡았다는 차가운 평가가 따라붙었다.

준수는 솜씨를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고 내린 평가가 여겼다.

심사 규정은 복잡하기만 해서, 어떤 작품을 어느 순서로 내야 하는지 자꾸 .

게다가 젊은 출품자의 기계로 찍어낸 작품은 빈틈없이 매끈했고, 반면에 준수의 그릇에는 망치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준수를 냉정하게 훑어보며 은근히 그의 기를 죽이려 들었다.

낯선 도시의 소음 속에서 그는 잠시 흔들렸고, 차라리 남들처럼 기계를 들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준수는 그들을 흉내 내려 하지 않고, 방식대로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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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대회 전날 밤, 준수는 홀로 작업장에 남아 불길을 피워 올렸다.

달군 거듭하는 동안,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위에서 달아오른 때마다, 표면이 불빛을 받아 빛났다.

한참을 보니, 준수는 손이 이미 가락을 기억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던, 할아버지의 바로 마지막 손놀림이었다.

기억이 별안간 또렷해지자, 그의 정신도 들었다.

그때부터는 오히려 같은 것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오직 금속과 불만이 남았다.

그는 밤을 꼬박 새워 그릇 하나를 기어이 만들어 냈다.

동이 무렵 내려놓았을 때, 그의 마음은 여느 때보다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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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이튿날, 커다란 무대에서 열렸다.

대상은 결국 하나 없이 반듯한 기계 작품에게 돌아갔고, 사람들은 반짝이는 것에 뜨겁게 박수를 보냈다.

준수의 손그릇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 백발의 만은 그의 그릇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이미 사라진 알았던 거기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준수는 자리에서 특별상과 함께 정식 .

하지만 ''이라는 말은 어쩐지 그에게 조금 멀게 느껴졌다.

그가 진정으로 것은 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알았던 할아버지의 손을 하룻밤 사이에 되찾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 움켜쥐는 대신, 배우고 싶다며 찾아온 젊은이에게 아낌없이 .

으로 돌아온 준수는 예전처럼 작업장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득 어떤 사람이냐던 고모의 물음이 떠올랐지만, 이번에는 말이 더는 우습게 들리지 않았다.

한때 기억은 이제 또렷해져, 그의 손끝을 이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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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고 보니after doing ~, one comes to realize ~

한참을 두드리고 보니, 준수는 제 손이 이미 그 옛 가락을 기억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After pounding away for a long while, Junsu realized his hand already knew that old rhythm by heart.

-다가는if one keeps doing ~ (a bad outcome will follow)

이대로 가다가는 대를 이어 온 이 작업장마저 남의 손에 넘어갈 형편이었다.

If things went on like this, even this workshop, handed down for generations, was headed for someone else's hands.

-(으)ㄴ/는 모양이다it seems / appears that ~ (inference from evidence)

화려한 강남의 전시장은 새롭고 매끈한 것을 중요시하는 모양이었다.

The glittering hall in Gangnam seemed to prize the new and the sleek.

-(으)ㄹ 수밖에 없다to have no choice but to ~

결국 준수는 상금이 아쉬워 강남 대회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In the end, needing the prize money, Junsu had no choice but to enter the Gangnam competition.

게다가/오히려/반면에/결국discourse connectors: moreover / rather / on the other hand / in the end

그때부터는 오히려 상 같은 것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오직 금속과 불만이 남았다.

From then on, if anything, thoughts of prizes fell away, and only the metal and the fire remained.

-(으)ㄴ/는 셈이다it amounts to ~; in effect ~

그 불꽃을 끝내 되살리지 못한다면, 그는 할아버지를 두 번 잃는 셈이었다.

If he could never revive that flame, he would, in effect, be losing his grandfather a secon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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