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슈퍼의 건국

TOPIK 4#69 · Work & school

작은 슈퍼의 건국

The Founding of a Small Shop

Part 1

청년의 눈은 손님이 아니라, 유리에 비친 얼굴에 있었다.

도윤의 꿈은 프로그램을 주름잡는 이었고, 그래서 그는 물건값보다 훨씬 마음을 썼다.

거울에 비친 얼굴을 살피느라 정작 손님이 들어선 것도 알아채지 못하곤 했다.

손님이 들고 와도 계산이나 겨우 뿐, 이름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

적을 것이라곤 작은 에서 했다는 줄이 전부였지만, 그는 줄을 부끄러워했다.

화려한 무대를 꿈꿀수록, 눈앞의 좁고 낡은 슈퍼는 그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배경처럼만 보였다.

반면에 슈퍼의 형편은 그의 부푼 꿈과는 정반대로, 하루가 다르게 기울어 갔다.

마트에 오랜 손님을 하나둘 빼앗기는 데다, 요즘은 다들 물건마저 휴대폰으로 주문하는 시대였다.

게다가 오래된 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거나 곳으로 이사를 갔다.

이대로 가다가는 슈퍼가 머지않아 나고 형편이었다.

주인 할아버지는 그런 도윤을 답답해하면서도, 이상하게 번도 그를 내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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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1

Part 2

어느 한가한 오후, 노인은 한참 말이 없더니 문득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사십 전, 그는 빈손으로 바로 자리에 슈퍼를 열었다고 했다.

"나한테는 작은 슈퍼 하나를 세운 나라의 이나 다름없었어."

없는 물건을 하나하나 채워 넣다 보니, 어느새 사십 년이 훌쩍 흘러 있었다.

"나라를 세운 사람이 땅의 법을 정하는 것처럼, 무엇을 들이고 무엇을 물릴지 정하는 처음엔 내게 있었지."

도윤은 이야기를 들으며 떠올렸고, 노인의 말은 그저 낡은 위로처럼 들렸다.

눈부신 무대에 비하면, 슈퍼는 한없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도 언젠가 손으로 무대를 세우게 거다." 노인의 목소리는 .

언젠가 노인은 도윤을 억지로 주민센터의 처치 교육에까지 끌고 적이 있었다.

가게에 자기 말고는 도윤뿐이니 만일에 대비하자는 뜻이었지만, 도윤은 그런 교육이 꿈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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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2

Part 3

그러던 어느 저녁, 할머니 분이 앞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하필 할아버지가 은행에 다녀오겠다며 잠깐 자리를 비운 참이었다.

가게에 남은 사람은 도윤뿐이었으니, 이번만큼은 그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도윤은 당황한 나머지 말부터 심하게 .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겨우 실에 전화를 걸었다.

그제야 그는 예전에 억지로 배웠던 처치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는 들을 옆으로 밀어 두고, 할머니가 반듯이 누울 자리부터 만들었다.

배운 대로 가슴을 누르며 오기를 기다렸다.

정신없이 처치를 하고 보니, 어느새 가게 앞에 있었다.

할머니가 무사히 실려 가고 한참 뒤, 돌아온 노인은 말없이 도윤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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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며칠 뒤, 낯익은 얼굴의 하나가 문을 힘껏 밀고 들어왔다.

동네에서 , 도윤이 과자를 몰래 쥐여 주던 바로 아이였다.

"형, 다시 이사 왔어요!" 아이가 질질 끌며 반갑게 소리쳤다.

아이는 그때 아무 없이 헤어진 것이 내내 아쉬웠다고 했다.

말에 도윤은 문득, 자신이 동네에 생각보다 훨씬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번듯한 도, 화려한 무대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이곳에는 그를 기다려 사람들이 있었다.

그날 그는 오랜만에 다시 펼쳐 보았지만, 슈퍼 라는 줄이 이제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다.

무대에 서겠다는 꿈은 여전히 없었지만, 무엇이든 진심으로 하다 보면 자리가 무대가 된다던 노인의 말을, 그는 처음으로 믿어 보기로 했다.

사십 년을 한자리에서 버틴 노인은 골목의 절반쯤은 손수 세운 셈이었다.

그리고 이라 여겼던 낡은 는, 결국 도윤에게도 몫의 작은 시작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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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느라(고)absorbed in doing one thing, one fails to do another (the first crowds out the second)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살피느라 정작 손님이 들어선 것도 알아채지 못하곤 했다.

Forever studying his face in the mirror, he would often fail to notice that a customer had even walked in.

-(으)ㄹ수록the more (one does/is) ..., the more ...

화려한 무대를 꿈꿀수록, 눈앞의 좁고 낡은 슈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배경처럼만 보였다.

The more he dreamed of a glittering stage, the more this cramped, worn-out shop looked like a backdrop that simply didn't suit him.

-(으)ㄴ/는 셈이다it amounts to; in effect / practically

사십 년을 한자리에서 버틴 노인은 이 골목의 절반쯤은 손수 세운 셈이었다.

Having held to one spot for forty years, the old man had, in effect, built half of this alley with his own hands.

-다 보니 · -다 보면 · -고 보니the -아/어 보다 family: -다 보니 = as one keeps doing, one comes to realize; -다 보면 = if one keeps doing, then (eventually); -고 보니 = having done, one then finds

없는 살림에 물건을 하나하나 채워 넣다 보니, 어느새 사십 년이 훌쩍 흘러 있었다.

As he kept filling the shelves out of almost nothing, one item at a time, forty years had slipped clean by before he knew it.

-(으)ㄹ 수밖에 없다to have no choice but to; to be bound to

텅 빈 가게에 남은 사람은 도윤뿐이었으니, 이번만큼은 그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The only one left in the empty shop was Doyun, so this once, he had no choice but to step up himself.

게다가 · 오히려 · 반면에 · 결국discourse connectors: moreover / rather (contrary to expectation) / on the other hand / in the end

번듯한 외양도, 화려한 예능 무대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이곳에는 그를 기다려 준 사람들이 있었다.

It was no polished look and no dazzling variety stage — and yet here, of all places, were people who had waited for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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