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닿지 못한 자리
Where Learning Could Not Reach
명수는 평생을 혼자 살아온, 늙은 남자였다.
하고 난 뒤로, 그의 하루하루는 더없이 .
평생 책과 학문에 파묻혀 갈고닦아 온 그였다.
그러나 그 삶의 한구석에는, 이름 붙이기 어려운 허전함이 오래도록 웅크리고 있었다.
어느 봄날, 산책길에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 동네 문화 센터의 낡은 앞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벽에 붙은 게시판에는 새 모집한다는 공고가 나부끼고 있었다.
교실과 교실, 그리고 이 저마다 회원을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
명수는 삐걱거리는 그 낡은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그러다 그는 낡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를 맡은 젊은 담당자가 낯선 노인을 반갑게 맞이했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1
담당자는 그가 어떤 활동을 원하는지 차분히 보자고 했다.
짧은 끝에 명수는 교실을 택했다.
젊은 시절, 그는 우연히 들은 소리에 오래도록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두 팔로 직접 안아 보기는 그날이 처음이었다.
열두 줄이 팽팽하게 걸린 악기는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막상 배워 보니, 손끝이 무디어질 만큼 까다로운 악기였다.
옆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힘찬 기합과 함께 동작을 익히고 있었다.
복도 저편에서는 소리가 은은하게 흘러들었다.
이 나이에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이다니, 명수는 스스로가 느껴졌다.
평생 속에만 파묻혀 살던 그에게, 이 모든 소란은 참으로 활기로 다가왔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2
그 문화 센터는 근처의 작은 오래도록 오고 있었다.
다달이 작은 정성을 모아 그 아이들에게 전하곤 했다.
명수도 망설임 없이 그 명단에 자기 이름을 올렸다.
봄이 무르익자, 담당자는 아이들과 노인들을 이어 줄 행사를 하나 .
그는 한창인 마당에서 봄맞이 잔치를 명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센터 마당의 봄볕 아래 눈이 부시도록 .
무대 둘레에는 색색의 종이꽃이 내걸렸고, 등불이 나란히 매달렸다.
잔치 무대에는 이름난 지역 몇 사람도 초청되었다.
명수는 도통 관심이 없었건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는 자꾸만 마음이 기울었다.
매만지는 그를 물끄러미 보던 한 아이가 "할아버지, 그거 어려워요?" 하고 물었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3
잔치를 며칠 앞둔 어느 날, 그 아이가 볼을 감싼 채 구석에서 훌쩍이고 있었다.
오래 방치된 하나가 밤새 아이를 괴롭힌 모양이었다.
작은 때문에 아이가 그토록 서러워한다는 것이, 명수는 낯설고 안쓰러웠다.
그래도 그는, 솜씨는 서툴지언정 아이들 앞에서 할아버지 톡톡히 해내고 싶었다.
부모 없는 아이에게 어른 대신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는 도서관 목록에서 옛 악보를 하나하나 .
아이들이 좋아할 노래를 고르느라, 그는 밤늦도록 자료를 눈이 침침해지도록 애썼다.
마침내 잔치 날 아침이 밝았다.
그런데 잔치 당일, 뜻밖의 마을을 덮쳤다.
새벽부터 퍼붓는 마을 개천이 넘쳐,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앞에서 허둥거렸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4
낡은 낮은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여기저기 양동이가 동원되었다.
교실의 청년들이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명수는 흠뻑 젖은 아이의 여며 주며 떨리는 등을 가만히 토닥였다.
축 늘어진 사이로 아이의 앙상한 어깨가 자꾸만 떨렸다.
비가 그치자, 아이들은 밑에 모여 맞잡고 시작했다.
그 순간 명수는, 평생 갈고닦은 이 자리에서는 아무 힘도 되지 못함을 깨달았다.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곁을 지켜 주는 한 사람의 .
오래 늙어 온 그의 가슴에, 그날 처음으로 낯선 차올랐다.
그날 이후, 하던 그의 삶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낡은 여전히 삐걱거렸지만, 명수에게는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 되어 있었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5
Vocabulary
Grammar notes
그 아이가 볼을 감싼 채 구석에서 훌쩍이고 있었다.
That child was sniffling in a corner, one cheek cupped in a hand.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 낡은 건축물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As if drawn by something, he stopped before the old building.
연예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건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는 마음이 기울었다.
He had no interest in show business, and yet his heart leaned toward the children's laughter.
거문고 솜씨는 서툴지언정 할아버지 노릇만은 톡톡히 해내고 싶었다.
Clumsy though his geomungo playing might be, he wanted at least to play the grandfather's part well.
이 나이에 새로운 세계로 발을 들이다니, 명수는 스스로가 희한하게 느껴졌다.
That he should step into a new world at his age — Myeongsu found himself a curious thing.
거문고는 손끝이 무디어질 만큼 까다로운 악기였다.
The geomungo was a demanding instrument, enough to blunt one's finger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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