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에 얹힌 것
The Weight in His Gut
민재에게 하루하루는 오직 위해 버텨 내야 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몸담은 부서는 분기마다 실적을 두고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소리 없이 곳이었다.
몇 달째 이어진 야근에 몸은 상할 대로 상했지만, 그는 좀처럼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실시한 정기 결과가 그를 불쑥 붙들었다.
의사는 큰 병은 없다면서도, 쌓인 스트레스가 오래 묵은 어딘가에 딱딱하게 뭉쳐 있다고 했다.
큰 병이라는 진단보다,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는 자신이 민재는 오히려 더 겁이 났다.
그토록 열심히 산 대가가 고작 이 텅 빈 무감각이라니, 그는 그지없었다.
그런 그에게, 산속에 새로 전 직원 연다는 공지는 조금도 반갑지 않았다.
아무리 쉬는 날이기로서니 회사가 짜 준 일정표대로 움직여야 하느냐고, 그는 속으로 비웃었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1
밝은 기사조차 몇 번이나 길을 되짚을 만큼 깊은 산골에 자리 잡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직원들은 짐부터 풀어 방마다 늘어놓으며 한바탕 부산을 떨었다.
민재는 그 소란이 싫어, 혼자 낯선 건물의 뒤편을 천천히 걸었다.
이렇게 홀로 걷는 저녁이 대체 얼마 만인지, 그는 이내 헤아려 보기를 그만두었다.
마당에서는 해가 지자 전통 공연이 시작되었다.
웅장한 가 산 전체를 울리며 발밑까지 밟고 지나가자, 민재는 제 심장이 오랜만에 것을 느꼈다.
공연이 끝난 뒤, 직원들은 앞에 둘러앉아 밤이 깊도록 두런두런 .
평소 서먹하던 이들조차 불빛 아래에서는 마음을 풀고 웃었다.
그중에서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태우는, 누구에게든 스스럼없이 말을 붙이는 재주가 있었다.
산속의 밤공기는 놀랄 만큼 맑았고, 민재의 마음도 어느새 조금은 있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2
이튿날 아침, 이 손수 차려 낸 밥상은 지친 직원들을 잠시 말없게 만들었다.
특히 갓 담근 아삭한 소리부터가 남달라, 여기저기서 감탄이 새어 나왔다.
그런데 민재가 집어 든 한 조각은 미처 익지 않아 유난히 .
그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자, 은 껄껄 웃으며 잘 익은 것으로 한 접시를 새로 내주었다.
식사를 마친 뒤, 마당에서는 소소한 놀이로 상품을 시합이 벌어졌다.
별 기대 없이 끼어든 제기차기에서 민재가 덜컥 일 등을 차지해 상품을 , 태우가 제 일처럼 손뼉을 쳤다.
태우는 그 길로 민재를 붙잡더니, 직접 만들었다는 우스꽝스러운 자랑스레 내밀었다.
낡은 자명종과 선풍기를 얼기설기 붙여 놓은 그 엉뚱한 요리조리 민재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소리 내어 웃어 본 것이 대체 얼마 만인지, 그 낯선 감각에 그는 문득 멈칫했다.
한쪽 천막 안에서는 한 노인이 재미 삼아 사람들의 운세를 있었다.
태우의 등쌀에 떠밀려 앉은 민재의 노인은 한참이나 , 곧 막힌 것이 뻥 뚫릴 상이라고 .
다 부질없는 소리라 여기면서도, 민재는 그 한마디를 이상하리만치 오래 곱씹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오후에는 다 함께 뒷산 정상에 오르기로 했는데, 길이 어찌나 가파른지 몇 걸음마다 숨이 턱에 찰 지경이었다.
지친 민재는 끝내 바위를 붙든 채 기다시피 비탈을 올랐다.
그렇게 겨우 다다른 정상에서, 그는 발아래로 아득히 펼쳐진 산세의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골짜기가 굽이굽이 얽힌 그 지형을 눈으로 더듬어 내려가는 동안, 가슴속 무언가도 함께 탁 트이는 듯했다.
정상의 바람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얼음 벌판을 절로 떠올리게 할 만큼 차고 시렸다.
그 서슬 퍼런 바람 속에서 민재는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더없이 것을 느꼈다.
에 딱딱하게 뭉쳐 있던 묵은 그제야 스르르 풀려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내려오는 길, 태우가 다음 달에 결혼한다며 꼭 와 달라고 민재의 소매를 붙잡았다.
남의 경사에는 늘 무심하던 민재였지만, 이번만은 맨 앞자리에 앉아 주고 싶었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4
짧은 끝나고, 직원들은 저마다 다시 일상 속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주말 나들이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교통 빚고 있었다.
꽉 막힌 도로에 갇혔건만, 민재의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않았다.
쫓기느라 어느 틈에 잃어버린 사소한 을, 그는 며칠 새 하나둘 되찾은 셈이었다.
집에 돌아온 그는 가방을 풀어 하나하나 제자리에 정리했다.
그리고 그동안 겁이 나 미뤄 두기만 했던 정밀 예약을, 이번에는 제 손으로 다시 잡았다.
두려움에 눈을 감기보다, 제 몸속을 차분히 보고 싶은 마음이 처음으로 더 컸다.
며칠 뒤, 회사 앞에는 또 다른 건물 하나가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거기서 처음 맛본 진한 차는 뒷맛이 조금 , 묘하게도 속은 개운했다.
기어가듯 버티기만 하던 하루가, 이제는 아주 조금, 걸어 볼 만해진 듯도 했다.
Vocabulary
Grammar notes
지친 민재는 바위를 붙든 채 엉금엉금 비탈을 올랐다.
Worn out, Minjae crawled up the slope, still clinging to the rocks.
아무리 쉬는 날이기로서니 회사 일정표대로 움직여야 하느냐고 그는 비웃었다.
Even granting it was a day off, must they move to the company's schedule? he scoffed.
길이 가팔라 몇 걸음마다 숨이 턱에 찰 지경이었다.
The path was so steep that every few steps brought him to the point of gasping.
그 텅 빈 무감각에 민재는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At that hollow numbness, Minjae felt utterly deflated.
노인은 손금을 한참 뜯어보더니 곧 막힌 것이 뚫릴 상이라고 점쳤다.
The old man studied his palm a while, then foretold that what was blocked would soon come open.
그는 잃어버린 사소한 두근거림을 며칠 새 되찾은 셈이었다.
In effect, over those few days he had reclaimed the small flutters of feeling he had 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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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