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에 얹힌 것

TOPIK 5#19 · Emotion & mind

명치에 얹힌 것

The Weight in His Gut

Part 1

민재에게 하루하루는 오직 위해 버텨 내야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몸담은 부서는 분기마다 실적을 두고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소리 없이 곳이었다.

달째 이어진 야근에 몸은 상할 대로 상했지만, 그는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실시한 정기 결과가 그를 불쑥 붙들었다.

의사는 병은 없다면서도, 쌓인 스트레스가 오래 묵은 어딘가에 딱딱하게 뭉쳐 있다고 했다.

병이라는 진단보다, 그런 말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는 자신이 민재는 오히려 겁이 났다.

그토록 열심히 대가가 고작 무감각이라니, 그는 그지없었다.

그런 그에게, 산속에 새로 직원 연다는 공지는 조금도 반갑지 않았다.

아무리 쉬는 날이기로서니 회사가 일정표대로 움직여야 하느냐고, 그는 속으로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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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1

Part 2

밝은 기사조차 번이나 길을 되짚을 만큼 깊은 산골에 자리 잡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직원들은 짐부터 풀어 방마다 늘어놓으며 한바탕 부산을 떨었다.

민재는 소란이 싫어, 혼자 낯선 건물의 뒤편을 천천히 걸었다.

이렇게 홀로 걷는 저녁이 대체 얼마 만인지, 그는 이내 헤아려 보기를 그만두었다.

마당에서는 해가 지자 전통 공연이 시작되었다.

웅장한 전체를 울리며 발밑까지 밟고 지나가자, 민재는 심장이 오랜만에 것을 느꼈다.

공연이 끝난 뒤, 직원들은 앞에 둘러앉아 밤이 깊도록 두런두런 .

평소 서먹하던 이들조차 불빛 아래에서는 마음을 풀고 웃었다.

그중에서도 입사한 얼마 태우는, 누구에게든 스스럼없이 말을 붙이는 재주가 있었다.

산속의 밤공기는 놀랄 만큼 맑았고, 민재의 마음도 어느새 조금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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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point qu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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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이튿날 아침, 손수 차려 밥상은 지친 직원들을 잠시 말없게 만들었다.

특히 담근 아삭한 소리부터가 남달라, 여기저기서 감탄이 새어 나왔다.

그런데 민재가 집어 조각은 미처 익지 않아 유난히 .

그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자, 껄껄 웃으며 익은 것으로 접시를 새로 내주었다.

식사를 마친 뒤, 마당에서는 소소한 놀이로 상품을 시합이 벌어졌다.

기대 없이 끼어든 제기차기에서 민재가 덜컥 등을 차지해 상품을 , 태우가 일처럼 손뼉을 쳤다.

태우는 길로 민재를 붙잡더니, 직접 만들었다는 우스꽝스러운 자랑스레 내밀었다.

낡은 자명종과 선풍기를 얼기설기 붙여 놓은 엉뚱한 요리조리 민재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소리 내어 웃어 것이 대체 얼마 만인지, 낯선 감각에 그는 문득 멈칫했다.

한쪽 천막 안에서는 노인이 재미 삼아 사람들의 운세를 있었다.

태우의 등쌀에 떠밀려 앉은 민재의 노인은 한참이나 , 막힌 것이 뚫릴 상이라고 .

부질없는 소리라 여기면서도, 민재는 한마디를 이상하리만치 오래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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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오후에는 함께 뒷산 정상에 오르기로 했는데, 길이 어찌나 가파른지 걸음마다 숨이 턱에 지경이었다.

지친 민재는 끝내 바위를 붙든 기다시피 비탈을 올랐다.

그렇게 겨우 다다른 정상에서, 그는 발아래로 아득히 펼쳐진 산세의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골짜기가 굽이굽이 얽힌 지형을 눈으로 더듬어 내려가는 동안, 가슴속 무언가도 함께 트이는 듯했다.

정상의 바람은, 번도 없는 얼음 벌판을 절로 떠올리게 만큼 차고 시렸다.

서슬 퍼런 바람 속에서 민재는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더없이 것을 느꼈다.

딱딱하게 뭉쳐 있던 묵은 그제야 스르르 풀려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내려오는 길, 태우가 다음 달에 결혼한다며 달라고 민재의 소매를 붙잡았다.

남의 경사에는 무심하던 민재였지만, 이번만은 앞자리에 앉아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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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point qu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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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짧은 끝나고, 직원들은 저마다 다시 일상 속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주말 나들이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극심한 교통 빚고 있었다.

막힌 도로에 갇혔건만, 민재의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않았다.

쫓기느라 어느 틈에 잃어버린 사소한 을, 그는 며칠 하나둘 되찾은 셈이었다.

집에 돌아온 그는 가방을 풀어 하나하나 제자리에 정리했다.

그리고 그동안 겁이 미뤄 두기만 했던 정밀 예약을, 이번에는 손으로 다시 잡았다.

두려움에 눈을 감기보다, 몸속을 차분히 보고 싶은 마음이 처음으로 컸다.

며칠 뒤, 회사 앞에는 다른 건물 하나가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거기서 처음 맛본 진한 차는 뒷맛이 조금 , 묘하게도 속은 개운했다.

기어가듯 버티기만 하던 하루가, 이제는 아주 조금, 걸어 만해진 듯도 했다.

Vocabulary

Grammar notes

-(으)ㄴ 채(로)while left in a certain state; with something kept as it is

지친 민재는 바위를 붙든 채 엉금엉금 비탈을 올랐다.

Worn out, Minjae crawled up the slope, still clinging to the rocks.

-기로서니even granting that; just because (X, that hardly justifies Y)

아무리 쉬는 날이기로서니 회사 일정표대로 움직여야 하느냐고 그는 비웃었다.

Even granting it was a day off, must they move to the company's schedule? he scoffed.

-(으)ㄹ 지경이다to the point of; on the verge of

길이 가팔라 몇 걸음마다 숨이 턱에 찰 지경이었다.

The path was so steep that every few steps brought him to the point of gasping.

-기 그지없다utterly, boundlessly (so ... there is no end to it)

그 텅 빈 무감각에 민재는 허탈하기 그지없었다.

At that hollow numbness, Minjae felt utterly deflated.

-더니and then, whereupon (after observing or doing X, Y followed)

노인은 손금을 한참 뜯어보더니 곧 막힌 것이 뚫릴 상이라고 점쳤다.

The old man studied his palm a while, then foretold that what was blocked would soon come open.

-(으)ㄴ 셈이다it amounts to; in effect, as good as

그는 잃어버린 사소한 두근거림을 며칠 새 되찾은 셈이었다.

In effect, over those few days he had reclaimed the small flutters of feeling he had 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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