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라기 소리

TOPIK 5#29 · Sports & exercise

호루라기 소리

The Sound of the Whistle

Part 1

코치가 뒤로 팀이 이긴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이상하게도 선수들은 아무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칭찬에 말수가 적은, 그야말로 사람이었다.

훈련은 , 땀에 유니폼을 쥐어짜며 아이들은 뒤에서 일쑤였다.

특히 훈련이 시작되면,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는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그칠 줄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교무실 게시판에 팀의 이름이 예산 대상으로 나붙었다.

끊긴 운동부가 학기 말에 것은, 학교에서 그리 낯선 일도 아니었다.

코치는 종잇조각 앞에서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

사라지기 전에 번만이라도 제대로 이겨 보리라 바람이 그에게는 어느 때보다 .

그러나 그는 마음을 좀처럼 않고, 그렇듯 짧게 한마디를 던졌을 뿐이다. "다음 대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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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대회가 열리는 도시까지는 버스로 시간이 넘는 길이었고, 팀은 중간에 고속도로 들러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코치는 아무 없이 국숫집 앞에 서서, 선수 수만큼 국수 그릇을 시켰다.

평소 같으면 잔소리가 날아왔을 텐데, 그날만은 "많이들 먹어 둬라"가 전부였다.

특히 태식은 그간 몸으로 , 국물이 식는 줄도 모르고 냅킨 위에 그려 보곤 했다.

한쪽에서는 학부모가 코치를 붙들고 운영에 있었다.

우리 아이만 후보로 두느냐, 전술이 고루하다, 훈련이 지나치게 가혹하다 학부모의 불평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코치는 국수 그릇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조용하지만 목소리로 말을 .

"댁의 아이는 이미 예상을 훌쩍 . 그걸 보시는 탓이 아니지요."

학부모는 얼굴을 붉혔을 뿐, 정작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창밖으로 아이들이 국수를 나눠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코치는, 문득 팀이 무언가를 해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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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결승 상대는 내리 우승을 놓치지 않은, 지역 최강의 팀이었다.

전반전 내내 아이들은 골문 앞에 벽을 쌓듯 매달렸다.

상대의 슛이 손끝을 스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지만, 점수판의 간격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코치는 벤치에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주먹을 코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반 종료를 남기고, 태식이 상대 뚫고 골을 밀어 넣었다.

그토록 강팀을 끝내 것은, 다름 아닌 볼품없던 아이들이었다.

종료 호루라기가 울리자, 선수들은 코트 위에 그대로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년을 짓눌러 패배의 기억이 한꺼번에 씻겨 나가는, 순간이었다.

경기의 승리로, 팀은 끝내 않았다.

그날 저녁 코치가 라커룸 구석에서 남몰래 붉혔다는 사실을, 그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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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그로부터 이십 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국수를 나눠 먹던 아이들 하나였던 태식은, 어느새 국제적으로 이름난 영화감독이 되어 있었다.

오랜 망설임 끝에, 그는 그해 팀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시나리오 하나하나에는, 실제 동료들의 말버릇과 걸음걸이까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배우에게 그가 건넨 주문은 하나, "절대 멋있게 울지 마라"였다.

영화는 이듬해 봄, 국제 영화제의 처음으로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태식이 정작 마음을 쏟은 자리는 화려한 아니라, 그날 조용히 마련한 작은 .

그는 동료들과,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늙은 스승을 자리에 나직이 초대했다.

스크린 젊은 자신이 호루라기를 부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코치는 어둠 속에서 말없이 어깨를 떨었다.

불이 켜졌을 때, 평생 눈물 방울 보인 없던 노인의 뺨은 이미 젖어 있었고, 모습은 자리를 지킨 모두에게 깊은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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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영화가 그해 유수의 영화 최고상을 거머쥐었다는 소식은, 이내 신문 문화면을 장식했다.

물론 모두가 찬사를 보낸 것은 아니었다.

어느 평론가는 작품이 지나치게 손쉬운 눈물에 기댄다고 .

태식은 지적에도 아주 없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인터뷰에서 조용히 덧붙였다. "이건 승패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였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잊혀 가던 팀의 , 그렇게 편의 영화를 통해 비로소 세상에 아로새겨졌다.

뒤, 학교 운동장 한편에는 그리 크지 않은 코치의 세워졌다.

받침돌에는 "약함을 두려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짧은 새겨졌다.

정작 코치 자신은, 누군가의 불리는 일을 끝까지 .

오랜 세월이 지나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던 날, 제자들은 낡은 기차역 하나둘 모여들었다.

창밖으로 천천히 멀어지는 바라보며, 노인은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입속으로 오래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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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으)ㄴ 채(로)while remaining in a certain state; with something left as it is

코치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코트를 노려보고 있었다.

The coach glared at the court with both fists clenched tight.

-(으)ㄹ지도 모르다might, may — a possibility the speaker won't rule out

코치는 이 팀이 무언가를 해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The coach thought this team just might pull something off.

-(으)ㄴ/는 듯(이)as if, seemingly; in the manner of

아이들은 골문 앞에 벽을 쌓듯 수비에만 매달렸다.

The boys clung to defense alone, as if walling off the goalmouth.

-(으)리라(literary) would surely; an inward resolve or conjecture

사라지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이겨 보리라.

He would win properly, if only once, before it all vanished.

-(으)ㄹ 줄(을) 모르다to show no sign of (doing); to not know when to stop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는 해가 저물 때까지 그칠 줄을 몰랐다.

The coach's whistle showed no sign of stopping until the sun went down.

-기로 마음먹다to make up one's mind to do (something)

그는 그해 그 팀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He made up his mind to bring that year's story to the sc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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