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극단의 봄

TOPIK 5#50 · Slice & of & life

낡은 극단의 봄

The Old Troupe's Spring

Part 1

우리 극단 '한빛'은 올해로 십 주년을 맞았다.

나는 이 낡은 극단에 가장 오래 남은 가운데 한 명이다.

십 년 전, 연극에 미쳤던 청년 다섯이 마치 작은 맺듯 이 무대를 세웠다.

가난하고 서툴렀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둘도 없는 .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이 것을, 그때의 우리는 미처 알지 못했다.

기념 공연을 한 달 앞두고, 맡은 선배가 뜻밖의 내렸다.

"이번엔 연습 대신, 다 같이 봄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바다와 벚꽃으로 이름난 .

오래 함께한 우리에게도 같은 호사는 처음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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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그러나 여행 준비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나는 먼저 가는 알아보았다.

하지만 봄 성수기라 값싼 이미 뒤였다.

여행 몇 번이나 새로 고쳐도, 빈자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밤 기차와 시외버스를 갈아타는 긴 여정을 택했다.

그런데 창을 열 때마다 버스마저 글자가 떴다.

나는 화면을 노려보며 몇 시간이나 매달렸다.

다들 운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취소 표가 하나둘 풀리면서, 겨우 버스에 자리를 잡았다.

표가 다시 전에 마치자, 모두가 안도의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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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새벽에 도착한 바닷바람은 차고 맑았다.

우리는 벚꽃이 흐드러진 공원 한쪽에 폈다.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상상보다 훨씬 근사했다.

나는 꽃잎 하나를 집어 손톱에 그 여린 빛깔에 감탄했다.

점심으로는 이 고장의 요리를 먹기로 했다.

뜨끈한 지리가 상에 오르자, 선배가 장난스럽게 겁을 주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젓가락을 멈칫했다.

물론 솜씨 좋게 손질된 국물은 더없이 시원하고 담백했다.

돌아오는 길, 낡은 시외버스가 가파른 고갯길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시동이 꺼지자 차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다행히 근처 마을의 한달음에 달려와 엔진을 살펴 주었다.

능숙한 손길로 삼십 분 만에 버스를 되살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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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여행 내내 나는 막내 수아가 유난히 말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원래 남의 기분에 사람이었다.

수아는 얼마 전 오디션에서 운이 없이 큰 배역을 놓친 참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위로는커녕 실없는 농담만 던지며 자꾸 그 마음을 건드렸다.

밤늦게 숙소 마당에서, 수아가 마침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선배는 어쩌면 그렇게 없어요?"

그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침을 삼키고 나서야, 나는 내 이 누군가에겐 상처였음을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믿었지만, 정작 나는 곁에 있는 사람의 아픔에는 무심했다.

함께할 시간이 걸 알면서도, 나는 그 시간을 너무 자주 허투루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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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나는 조금씩이라도 달라지려 애썼다.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나는 갖고 수아의 대사를 함께 읽어 주려 했다.

선배는 내게 후배들을 잘 챙기라는 새 슬며시 건넸다.

마침 그 무렵, 오랜 동료 하나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우리는 십시일반 모아 봉투에 정성껏 담았다.

결혼식 날, 나는 그 봉투를 건네며 두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했다.

공연 첫날, 극장 앞에는 여러 단체가 보낸 축하 줄지어 늘어섰다.

사이에서, 우리는 극단의 낡은 깃발을 지붕 위에 .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을 나는 십 년 전의 기억과 나란히 .

공연이 끝난 뒤, 우리는 옛날처럼 무대 위에 펴고 둘러앉았다.

다섯이 맺었던 그 어설픈 , 이제 서로를 헤아릴 줄 아는 진짜 모임이 되어 있었다.

다시 깃발 아래에서, 나는 시간이 그래서 더 눈부시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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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마저even (this last one too); adds an unexpected final case

값싼 항공편이 없더니 버스마저 만석이었다.

There were no cheap flights, and even the bus was fully booked.

-는커녕far from doing; let alone

나는 위로는커녕 실없는 농담만 던졌다.

Far from comforting her, I only cracked silly jokes.

-고 나서(야)only after doing (something) did ...

침을 꿀꺽 삼키고 나서야 내 잘못을 깨달았다.

Only after gulping did I realize my mistake.

-기로 하다to decide/resolve to do something

점심으로는 복어 요리를 먹기로 했다.

For lunch we decided to eat the pufferfish d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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