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봉투
The Envelopes of Parents' Day
나는 올봄에 새로 초등학교 일한다.
정식 교사가 아니라, 일 년짜리 조리원이다.
매일 점심시간이면 나는 아이들에게 밥과 국을 .
많지 않지만, 갓 지은 밥을 받아 드는 아이들의 얼굴이 좋았다.
후, 텅 빈 급식실을 정리하다 보면 문득 생각이 났다.
곧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 여전히 아버지와 어머니가 두 분만 사셨다.
형제들은 하나둘 결혼해 저마다 지 오래였다.
나 역시 도시로 나와 좁은 방 한 칸을 얻어 살고 있었다.
올해 온 가족이 그 집에 모이기로 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1
어버이날을 앞두고, 나는 붉은 두 송이를 샀다.
시장에서 한 통도 함께 챙겼다.
어머니의 어깨가 늘 뻐근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기차역에서 남동생, 그러니까 나의 부부를 만났다.
아내인 커다란 과일 상자를 안고 있었다.
나를 보자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곧 언니 부부도 도착했고, 아우는 언니의 남편을 늘 불렀다.
회사에서 받은 첫 부모님 내복을 사 왔다며 웃었다.
내 엄두도 못 낼 선물이라 조금 부러웠다.
하지만 많고 적음이 마음의 크기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Checkpoint quiz
2 questions on Part 2
페인트가 군데군데 낡은 대문을 밀자, 익숙한 마당이 나타났다.
아버지는 여전히 마당 한쪽 정성껏 가꾸고 계셨다.
채송화와 봉숭아가 소담하게 피어 있었다.
어린 흙 위를 기어가는 딱정벌레의 신기한 듯 들여다보았다.
"이모, 얘 움직여요!" 소리쳤다.
점심상에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계란이 올랐다.
노른자가 살짝 계란을 아버지는 예나 지금이나 즐기셨다.
조카는 밥은 안 먹고 휴대폰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화면 속 국수를 후루룩 삼키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 그만 보고 어서 먹어라." 부드럽게 타일렀다.
입을 삐죽였지만 이내 숟가락을 들었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3
식사 뒤, 나는 어머니의 어깨에 붙여 드렸다.
얇은 천 너머로 어머니의 굽은 어깨가 만져졌다.
문득 어린 시절, 아버지 등에 잠들던 밤들이 떠올랐다.
그 등에 아이가, 어느새 부모의 어깨를 주무르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마루 한구석에는 오래된 장난감이 먼지를 쓴 채 놓여 있었다.
어릴 적 놀이공원 앞에서 형제들이 서로 먼저 타겠다고 다투던 기억이 났다.
아버지는 낡은 서랍에서 빛바랜 봉투 뭉치를 꺼내 오셨다.
놀랍게도 그것은 우리가 어릴 적 받은 봉투들이었다.
아버지는 자식들의 한 푼도 쓰지 않고 이름까지 적어 모아 두셨던 것이다.
낡은 봉투의 풀칠이 너덜너덜했지만, 그 마음만은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나는 코끝이 시큰해져 얼른 고개를 돌렸다.
Checkpoint quiz
3 questions on Part 4
저녁 무렵, 우리 형제는 두 분 가슴에 붉은 나란히 달아 드렸다.
아버지는 마당 앞에서 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어깨를 툭 치며 "우리도 이제 마음을 조금은 알겠지?" 하고 웃었다.
아버지는 이 낡은 평생 지켜 온 유일한 흐뭇해하셨다.
자식들이 언젠가 번듯한 마련하더라도, 이 집만은 팔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다들 뿔뿔이 흩어져 살아도, 명절이면 반드시 이곳에 모이자고 약속했다.
도시로 돌아온 나는, 후 텅 빈 홀로 앉아 오늘을 되새겼다.
조리원의 봉투는 여전히 얇았지만, 마음만은 이상하게 든든했다.
내일도 나는 올봄에 갓 그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국을 정성껏 것이다.
그 아이들도 언젠가 오늘의 나처럼, 말 앞에서 오래 멈춰 서게 되겠지.
Checkpoint quiz
1 questions on Part 5
Vocabulary
Grammar notes
곧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It was because Parents' Day was drawing near.
형제들이 저마다 분가한 지 오래였다.
It had been a long time since the siblings each moved out.
나는 어머니의 어깨에 파스를 붙여 드렸다.
I put a pain patch on my mother's shoulder for her.
번듯한 자택을 마련하더라도 이 집은 팔지 마라.
Even if you get a fine home of your own, don't sell this house.
Take the final quiz
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