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할 일

TOPIK 5#54 · Emotion & mind

내일 할 일

Things to Do Tomorrow

Part 1

지민은 도심 한복판의 작은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를 돌보는 .

손님들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애써 외운 설명은 절반쯤에서 길을 잃었다.

선배들이 유리 너머의 인파에도 흐트러짐 없이 마이크를 잡는 동안, 지민은 걸음 뒤로 물러서는 쪽이었다.

인간, 그것이 그녀가 오래도록 스스로에게 붙여 이름이었다.

그런 그녀도 앞에서만은 마음이 놓였다.

청소할 미끄럽고 몸이 팔을 휘감아 오면, 그제야 숨이 고르게 돌아오곤 했다.

느릿느릿 물속을 도는 지켜보는 일은 어떤 위로의 말보다 그녀를 차분하게 했다.

밤이 되면 지민은 낡은 펼쳐 하루를 적었다.

안에는 언젠가 바다를 연구하는 되겠다는, 스스로도 차마 꿈이라 부르지 못한 문장이 빼곡했다.

그녀는 그것을 그저 적었다.

낱말 하나에도 마음을 쓰는 사람이라, '무섭다'와 '겁나다'가 정말 같은 말인지 그녀는 이따금 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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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Part 1

Part 2

그러던 어느 날, 아쿠아리움은 특별 야간 투어를 이끌 직원을 제비뽑기로 정했다.

하필이면 뽑힌 지민이었다.

관장은 아직도 허리춤에 낡은 매달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소리를 때마다 지민의 심장도 덩달아 오그라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아버지가 쓰던 뒤졌다.

먼지 쌓인 구석에는 어릴 신던 , 할머니가 뒤엉켜 있었다.

투어 근사해 보이고 싶어, 지민은 굽이 높은 새로 샀다.

그러나 신고 물에 젖은 수조 통로를 걷는 장면을 떠올리자, 발끝부터 겁이 밀려왔다.

"겁이 나면 겁나는 그대로 우선 보렴." 할머니가 생전에 하던 말이었다.

결국 지민은 다시 상자에 넣고, 낡은 가방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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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questions on Part 2

Part 3

투어가 시작되기 전, 지민은 대신 끈을 단단히 조여 맸다.

마침 핼러윈이라, 입구에서는 동료가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맞고 있었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뾰족 모자를 아이들이 지민을 우르르 몰려들었다.

지민은 나눠 주며 접는 법을 하나하나 일러 주었다.

서툰 손으로 종이를 접던 아이가, 어디선가 인형을 꺼내 그녀의 손에 쥐여 주었다.

물컹한 감촉이 손바닥에 닿는 순간, 이상하게도 목소리의 떨림이 잦아들었다.

지민은 이상 않았다.

그녀가 아이들을 이끌고 거대한 유리 앞에 서자, 마리가 유리 너머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며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지민은 작은 마리를 손으로 조심스레 아이들의 눈앞에 보여 주었다.

사방에서 아이들이 다시 그녀를 둘러쌌지만, 이번에는 조금도 겁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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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투어가 끝나 무렵, 아이가 오늘 들은 '무섭다'와 '겁나다'가 정말 똑같은 뜻이냐고 물었다.

지민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둘은 일러 주었다.

순간, 지민의 머릿속에는 오래 품어 자신의 낱말이 떠올랐다.

꿈. 둘은 결코 아니었다.

낱말 사이를 가르는 것은, 오늘 그녀가 처음으로 해낸 바로 그것, .

투어가 파한 뒤, 관장은 야외 물범 연못에 매어 작은 지민을 태웠다.

잔잔한 수면 위에서 관장이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지민은 난생처음 문장을 소리 내어 말했다.

언젠가 진짜 바다로 나가, 깊고 넓은 바다를 연구하고 싶다고.

하룻밤으로 말미암아, 오래도록 불려 문장들이 비로소 다른 이름을 얻었다.

그날 , 대신 '내일 일'이 적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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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5

며칠 뒤, 지민은 특별 투어 찍힌 급여 받았다.

찍힌 액수는 대단치 않았지만, 두려워하던 일을 해내고 처음으로 손에 대가였다.

선배들은 축하한다며 조촐한 회식 자리를 열었다.

위에 싱싱한 올라왔지만, 지민은 좀처럼 젓가락을 들지 못했다.

낮에 손으로 보인 , 손바닥에 쥐여졌던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가 자리를 피해, 그녀는 창가의 앉았다.

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밤바다는, 그녀가 종일 들여다보던 어떤 넓고 깊었다.

"이제 손님 앞에서도 떨지?" 선배의 물음에,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방 속에는 여전히 낡은 할머니의 들어 있었다.

그날 밤, 지민은 오랜만에 스스로를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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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bulary

Grammar notes

자유간접화법 (free indirect style)a character's own judgment voiced as narration, with no quotation marks and no 'she thought'

무능력한 인간, 그것이 그녀가 오래도록 스스로에게 붙여 온 이름이었다.

An incompetent creature — that was the name she had long pinned on herself.

한자어 추상 (hanja-heavy abstraction)abstract Sino-Korean diction (무능력·망상·동의어·실천) that carries the story's conceptual weight

두 낱말 사이를 가르는 것은, 오늘 밤 그녀가 처음으로 해낸 바로 그것, 곧 실천이었다.

What divided the two words was the very thing she had done for the first time that night — action.

장단 리듬 (long/short sentence rhythm)a long, layered sentence deliberately broken by a short one for emphasis

지민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Jimin hesitated no longer.

-(으)려무나/-렴a gentle, warm imperative from an elder — 'go on and do it'

겁이 나면 겁나는 그대로 우선 해 보렴.

If you're scared, then just go ahead and do it scared for now.

-(으)로 말미암아owing to, on account of (a literary, formal cause)

그 하룻밤으로 말미암아 문장들이 비로소 다른 이름을 얻었다.

Owing to that single night, the sentences finally earned a different name.

-기가 무섭게the instant one thing happens, the next follows at once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The instant the doors opened, the children came pouring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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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stions on the whol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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